막오른 관세전쟁 반도체·배터리株 줄줄이 급락 "관세폭탄 다음 타깃은 아시아"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입력 : 2025.02.03 17:55:48 I 수정 : 2025.02.03 20:40:56
관세전쟁 유탄 맞은 코스피
무역수지 적자 전환했는데
관세發 수출 불확실성 겹쳐
캐나다·EU 리더십 공백기
"관세이슈 단기간에 안끝나
향후 주가 변동성 커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폭탄이 다음에는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는 예측 불가 상황 속에 3일 국내 증시가 다가올 악재와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에서 국내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미국 수출을 많이 하는 대기업이 향후 관세로 인한 매출 하락을 겪게 될 경우 당분간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의 관세 공습에 대응해야 할 캐나다·유럽연합(EU) 등의 정치적 리더십 공백 상황이 1분기 동안 계속될 상황이어서 당분간 관세전쟁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3일 코스피가 2.52% 하락한 가운데 KRX반도체지수는 4.97%, KRX자동차는 3.98%, KRX경기소비재는 3.20% 하락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기아가 5.78% 급락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4.40%), SK하이닉스(-4.17%), 대한항공(-5.24%), 아모레퍼시픽(-5.55%) 등 업종 대표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큰 국내 기업은 SK하이닉스가 41%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LG전자 25%, 삼성전자 20%, LG에너지솔루션 14% 등의 순이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1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 예고에 따라 기존 트럼프 대통령 리스크로 예상된 글로벌 보편관세 부과, 반도체 보조금 축소, 수출 제재,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폐지 우려 등으로 전반적인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업종은 반도체다.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기업분석부 부서장은 "관세 잠재 인상 국가인 중국에는 SK하이닉스의 우시 D램 공장, 삼성전자의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이 있다"며 "향후 중국 관세 인상이 동반될 경우 두 기업이 직접적 영향권에 든다"고 관측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우리나라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다"며 "삼성전자는 중국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비중이,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중국 수출 비중이 커 두 회사에 모두 악재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세 우려가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며,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터리·2차전지 업종 역시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LG에너지솔루션이 공장이 있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도 캐나다에 생산기지가 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2차전지 업종은 미국의 구매세액공제 폐지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 여파로 판매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캐나다 관세 시행으로 캐나다에 생산기지가 있거나, 투자를 진행 중인 한국의 주요 셀 업체·소재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추가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때부터 관세 리스크를 반영해온 자동차 분야는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자 재차 악재를 반영했다. 멕시코에 생산시설이 있는 기아가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수준의 하락이 예상된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공장이 없는 현대차는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한국 생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주가가 1.94% 하락했다. 관세로 인한 글로벌 화물운송·무역 감소에 대한 우려로 항공·해운주도 하락했다. 대한항공이 5.24%, HMM이 3.52%의 하락을 보였다.

일본 증시에서도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어드반테스트가 4.15% 하락한 가운데 신에쓰화학은 5.37% 내렸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배당주나 내수주 위주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은 관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적극적으로 펼 가능성이 있어 중국 내수 관련주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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