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협기금에 달러금고 신설…개도국 지원때 환전비용 아낀다
이희조 기자(love@mk.co.kr)
입력 : 2023.03.15 18:20:09 I 수정 : 2023.03.17 09:31:01
입력 : 2023.03.15 18:20:09 I 수정 : 2023.03.17 09:31:01
기재부, 시행령 개정 추진
환전비용·시간 절감 효과
환전비용·시간 절감 효과
![](https://wimg.mk.co.kr/news/cms/202303/17/rcv.YNA.20230314.PYH2023031400980001300_P1.jpg)
하지만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돌려받은 돈을 원화로 바꿀 필요가 없어진다. 달러를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외화 전용 금고가 생기기 때문이다. 외화금고가 운영되면 개도국 지원 시 환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외화금고 신설을 추진한다. EDCF는 공적개발원조(ODA)의 한 종류로, 개도국의 인프라 건설을 차관 방식으로 지원한 뒤 원리금을 돌려받는 방식의 원조다.
외화금고는 원리금으로 상환받은 외화와 차관을 진행할 때 필요한 외화를 모두 EDCF 계정에 직접 보유하는 개념이다. 외화금고가 생기면 외화 원리금을 환전 없이 그대로 외화금고에 넣고, 다음 차관 사업 때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외화를 집행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외화로 들어온 원리금을 원화로 바꿔 원화금고에 넣어야 한다. 외화로 차관을 집행할 일이 생기면 원화금고에서 돈을 빼 외화로 환전해야 한다. 이에 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과 달러당 원화값 움직임에 따라 환전 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 외화금고 신설 내용을 담은 대외경제협력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개정안이 예상대로 통과되면 올 하반기부터는 외화금고가 운영에 들어갈 전망이다.
외화금고를 신설하려는 이유는 원화를 집행하는 차관 사업이 대부분이던 과거와 달리 달러 집행 사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차관 사업의 기자재나 용역을 한국 기업으로부터 조달하라는 조건이 붙는 구속성 차관이 많았다. 이 때문에 구속성 차관에선 개도국에 달러가 아닌 원화를 빌려준다. 구속성 차관은 고속전철 사업·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개도국의 특정 사업에 제공하는 ‘프로젝트 차관’의 한 종류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별 사업 중심의 지원이 아닌 종합적 개발계획 이행을 돕는 ‘프로그램 차관’ 사업이 늘고 있다. 개도국에 일괄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면 개도국이 차관금의 구체적인 용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프로그램 차관은 통상 달러로 집행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5년 사이 프로그램 차관 사업이 많아지며 매번 환전을 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며 “외화금고가 생기면 환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 EDCF 운용의 효율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2020년 아프리카 가나·탄자니아에 코로나19 대응 지원금으로 7000만달러를 집행한 게 프로그램 차관의 한 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받은 구제금융과 비슷한 성격이다. 정부는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11개국과 양자 프로그램 차관 시범 사업을 발굴하는 등 달러가 집행되는 차관 사업 범위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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