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가 4만원, 무섭다”…프랜차이즈 줄인상, 치킨도 오르나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입력 : 2023.03.15 19:50:22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피자와 치킨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해부터 물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피자와 버거 브랜드 등 주요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소비자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여기에 육계 생계 가격까지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국민 간식인 치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이달 10일부터 총 47종의 메뉴 가격을 평균 2% 인상했다. 지난해 1월과 7월에 이어 불과 8개월 만에 또 인상한 것이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이 오른데다 공공요금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타격이 컸던 까닭으로 풀이된다.

맘스터치 역시 이달 7일부터 전체 품목 78종 중 43종의 판매가를 조정했다. 버거류의 경우 평균 인상률이 5.7%를 기록했다. 가맹점주들의 수익 보전을 위해 부득이 판매가를 조정했다는 게 맘스터치의 설명이다.

또 두 브랜드에 앞서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노브랜드 버거, KFC, 써브웨이도 최근 한 달 남짓한 기간에 가격을 올렸다. 피자의 경우 업계 톱3 중 하나인 미스터피자가 최근 가격을 4~5% 인상했는데 라지 사이즈 한 판이 4만원에 육박하게 됐다.

식품업계에서는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공공요금 상승 폭이 커 어쩔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밀가루와 식용유 등 주로 해외에서 들여오는 품목의 가격이 불안정한 것도 있지만, 공공요금 인상분까지 겹쳐지면서 더 버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력이 없어진 건 오래됐는데 소비자부담을 경감하자는 공감대도 있었고, 또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정부 요청도 있었다”며 “가스비까지 오른 상황에서 최소한의 수익성 보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도 소비자가격 조정이 달가운 일은 아니다. 자칫하면 외식물가 상승을 주도했다는 프레임이 씌워져 불매운동 등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과자 1봉도 2000원씩 하지만, 수익은 제대로 안 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외식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6일 서울 명동 시내의 한 음식점 메뉴 가격표의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식품업계는 난색을 보이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나온다. 여러 프랜차이즈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소비자가격을 줄인상하면 각 가정의 생활비, 특히 식비 부담이 상당한 폭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엥겔계수는 지난해 기준 12.86%를 기록했다. 엥겔계수는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과 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2020년(12.85%)보다 각 가정에서 먹거리에 쓰는 돈이 늘었다는 의미다.

피자와 버거 브랜드들이 가격을 줄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은 치킨업계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하는 원재료가 피자·버거 브랜드에서 활용하는 원재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육계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어서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평균 육계 생계 가격은 전날 기준 1kg당 대 3190원, 중 3190원, 소 3090원을 기록했다. 이달 7일부터 3000원대로 올라섰는데 1987년 이후 36년 만에 사상 최대치이기도 하다.

치킨 3사의 현재 소비자가격은 후라이드 1마리 기준 ▲BHC 해바라기 후라이드 1만7000원 ▲BBQ 황금올리브치킨 2만원 ▲교촌치킨 교촌오리지날 1만6000원 등이다. 배달비까지 더하면 2만원 중반이 되는 만큼 한 번 더 가격이 오르면 ‘3만원 시대’가 열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출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다시금 대체재를 찾아 나설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치킨의 경우 앞서 지난해 소비자가격이 조정되자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 대체재로 주목받으면서 7개월 만에 200만마리가 팔려나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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