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일본 분이셨는데 서비스를 받고 너무 좋으셔서 한국을 재방문 하셨더라고요.”

로봇팔이 쉴새 없이 움직이며 립 틴트 제작에 나섰다. 로봇이 통을 올려놓자 자동으로 색에 맞는 염료가 채워진다. 염료가 담긴 통을 믹싱기에 옮기는 것도 로봇팔의 역할이다. 틴트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불과 1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6일 오전 11시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아모레 성수 매장에서 ‘헤라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아모레퍼시픽 뷰티 브랜드 헤라가 맞춤형 립 제품을 제조해주는 서비스로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아모레퍼시픽의 전문적인 피부 색채 연구와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피부에 따라 최적화된 메이크업 제품을 제안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다. 헤라의 대표 제품인 ‘센슈얼 립’을 내 마음대로 색상, 제형, 향기 등을 선택해 즉석에서 제작할 수 있다.



터치패드와 거울이 놓여있는 의자에 착석하자 상담은 곧바로 진행됐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카이스트 특허 기술이 탑재된 프로그램으로 피부를 먼저 측정한다. 피부톤을 측정할 수 있는 동그란 파레트를 얼굴에 올리자 자동으로 피부 톤의 색상, 명도, 채도가 분석됐다. 패드는 나의 피부톤에 대해 ‘붉은 색소에 비해 노란 색소가 더 적게 분포한 쿨 톤’ ‘파운데이션 21호가 어울리는 라이트 톤’ ‘피부 색감이 적당히 드러나는 중간 채도 톤’ 등의 설명을 내놓았다.

곧바로 나의 피부 톤에 맞는 12가지 색상에 패드에 추천됐다. 이 중 아티스트의 조언을 받아 세 가지 컬러를 골랐다. 컬러를 고르면 아티스트는 입술에 발색을 테스트해주며 선택을 돕는다.



립의 제형은 글로스, 벨벳 두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글로스는 유리알 광택이 나는 촉촉한 타입, 벨벳은 제형이 매트하지만 색상이 선명히 드러나는 타입이다. 글로스의 경우 입술에 볼륨감을 주는 플럼핑 효과 서비스가 추가된다.

원하는 제형을 고르면 향도 내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향기는 시트러스 블라섬(Citrus Blossom), 프로스티 로즈(Frosty Rose), 베리 러시(Berry LUSH), 퓌지 우드(Figgy Woods)로 나뉘며 향을 넣고 싶지 않으면 ‘무향’도 선택할 수 있다.

커스텀 서비스로 3가지 제형, 142개 색상, 5가지 향을 조합해 총 2000여개의 립 제품이 실시간으로 만들어진다. 색소를 정밀하게 조합하고 관리하는 아모레퍼시픽만의 고도화 기술이 적용됐다.



마지막으로 조제 관리사가 현장에서 제품을 제조해주는 것으로 서비스는 마무리된다.

이날로 출시 2개월차를 맞은 이 서비스는 현재까지 예약률 100%를 자랑한다. 하루에 8팀, 한 타임에 최대 두 명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별한 점은 예약자의 80%는 외국인일 정도로 외국인들에게 각광받는 서비스가 됐다고.

이날 만난 서비스 매칭 아티스트는 “65세 이상 외국인부터 부모님을 동반한 15세 미만 청소년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며 “2주치 예약이 모두 마감된 상태”라고 밝혔다.

외국인이 한국 서비스를 예약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예약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인스타그램 아모레퍼시픽 채널에서 외국인 전용 홈페이지 링크를 찾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외국인도 쉽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화장품 커스텀 서비스가 보편적이지 않고 관련 규제로 인해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며 “헤라의 브랜드 이미지와 원하는 방식으로 립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유인 동기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