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 끝났다”…애물단지 7형제로 전락한 빅테크 7총사, 이유가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2.10 08:50:16
입력 : 2025.02.10 08:50:16
AI에 자금 쏟아붓는 M7기업
자본지출 규모 1년새 43% 쑥
이익성장률은 4분기 연속 뚝
딥시크 쇼크 겹쳐 주가도 털썩
S&P500지수 상승폭 발목잡아
자본지출 규모 1년새 43% 쑥
이익성장률은 4분기 연속 뚝
딥시크 쇼크 겹쳐 주가도 털썩
S&P500지수 상승폭 발목잡아
최근 월가에선 빅테크 기업들의 성장세 둔화와 과도한 인공지능(AI) 투자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빅테크 기업들 주가가 지지부진한 사이 매그니피센트7(M7) 기업을 뺀 S&P500지수 수익률이 오히려 더 좋았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7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이익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추정치는 22%다. 이는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한 수치로 2023년 4분기에 기록했던 56.8%보다 현저히 낮다.
성장률 둔화에도 M7 기업의 인공지능(AI) 투자 등 자본지출(CAPEX)은 올해 한층 확대돼 M7 이외 S&P500지수 구성 기업과의 격차를 한층 늘릴 전망이다. 구글은 올해 자본지출을 750억달러(약 108조원)로 설정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43% 늘어난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테슬라도 연초 계획을 내세우며 자본지출을 크게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의 금융그룹 소시에테제네랄의 앤드루 랩손 글로벌 투자전략 대표는 “M7과 나머지 S&P500 기업들의 자본지출 차이에 주목하라”며 “지난해 M7의 자본지출은 전년보다 40% 늘어났지만, 나머지 S&P500 기업은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가를 중심으로 빅테크 기업의 지출 성과에 대한 의심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중국 딥시크발 충격에서 드러나듯 빅테크들의 AI 투자는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성과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에서 월가에서는 빅테크들의 AI 부문 실적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구글의 AI 클라우드 부문 매출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하자 알파벳 주가가 하루 만에 6.94% 떨어진 게 대표적인 예다.
MS도 AI 클라우드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쳤고 지난달 30일 주가가 하루 만에 6.19% 하락했다. 두 기업 모두 클라우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늘어났지만,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자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올해 M7 기업들의 주가는 S&P500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P500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뱅가드 S&P500(VOO)’은 7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2.74%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M7을 제외한 ‘S&P493’의 시가총액 가중 방식 ETF인 ‘디파이언스 라지캡 엑스 매그니피센트7(XMAG)’은 연초 대비 5.49% 올랐다. M7을 제외한 기업 주가의 상승폭이 더 큰 것이다.
S&P500 기업 시가총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M7의 주가수익비율(PER)은 S&P500 평균보다 40%나 높다. 박석현 우리은행 WM솔루션 부부장은 “올해 미 주식시장은 지난 2년간 두드러진 빅테크 기업 위주 상승세를 이어가기보다는 상승 주도주가 다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M7’이라는 단어를 만든 것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투자전략가도 M7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는 그만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M7은 미국 주식을 이끌지 못하고 오히려 L7(Lagnificent7·주가 수익률이 떨어지는 7개 종목)이 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대표 기술주는 MS와 인텔, 시스코, 오라클, IBM, 루슨트테크놀로지, 노텔네트웍스였다. 이들은 2000년 4월 기준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19%를 점유했다. 이 중 인텔과 시스코는 당시 달성했던 주가 고점을 25년이 지난 현재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루슨트테크놀로지(합병)와 노텔네트웍스(폐업)는 더 이상 시장에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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