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남반구 별자리 고물자리(Puppis) 쪽으로 900광년 떨어진 거대한 기체 외계행성 타이로스(Tylos = WASP-121b)의 3차원 대기 구조가 처음으로 관측됐다.
타이로스 대기는 아래부터 철(Fe) 성분 바람과 나트륨(Na) 제트기류, 수소(H) 바람 등 3개 층의 독특한 구조인 것으로 밝혀졌다.
외계 행성 타이로스 대기의 3D 구조 남반구 별자리 고물자리(Puppis) 쪽으로 약 900광년 떨어져 있는 거대한 기체 외계행성 타이로스(Tylos = WASP-121b)의 3차원 대기 구조가 처음으로 관측됐다.타이로스 대기는 맨 아래에는 철(Fe) 바람이, 그다음에는 나트륨(Na) 제트 기류가, 맨 위에는 수소 바람이 부는 독특한 구조인 것으로 밝혀졌다.[ESO/M.Kornmesser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칠레 유럽남방천문대(ESO) 줄리아 빅토리아 세이델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9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아타카마 사막의 초거대망원경(VLT)을 이용해 타이로스의 3차원 대기 구조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타이로스에서는 철과 티타늄 같은 원소를 운반하는 강력한 바람이 행성 대기 전체에 복잡한 날씨 패턴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외계행성 대기의 깊은 곳까지 3차원 구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세이델 박사는 이 행성 대기의 구조와 움직임은 마치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일이라며 이 행성의 대기는 지구뿐만 아니라 모든 행성에서 날씨가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우리 이해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타이로스는 매우 뜨거운 버전의 목성 같은 외계행성으로 중심별(WASP-121)을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30시간에 한 바퀴씩 공전한다.
특히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아 한쪽은 항상 별을 마주 보고 있어 매우 뜨겁고 다른 쪽은 훨씬 차갑다.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칠레 초거대망원경(VLT) [ESO/B.Tafreshi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타이로스 대기의 3차원 구조를 밝히기 위해 ESO의 VLT에 장착된 첨단 고해상도 분광 장치 '에스프레소'(ESPRESSO)를 사용해 지름 8.2m짜리 개별 망원경 4개에 포착되는 빛을 하나의 신호로 결합했다.
그 결과 결합 모드는 개별 망원경 장치보다 4배 더 많은 빛을 수집, 세밀한 관측이 가능해졌으며 타이로스가 중심별 앞을 완전히 통과하는 동안 대기를 관측해 여러 원소를 감지하고 대기의 여러 층을 조사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들은 철, 나트륨, 수소의 움직임을 추적해 각각이 행성 대기의 깊은 층과 중간층, 얕은 층을 이루면서 거대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외계행성 '타이로스' 대기의 구조와 움직임 외계행성 타이로스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자전하며 동시에 공전하고 있다.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30시간으로 같아 한쪽은 항상 낮이고 다른 쪽은 항상 밤이다.가장 깊은 층은 철(Fe) 바람이고 이 층 위에는 아침 쪽에서 저녁 쪽으로 자전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나트륨(Na) 제트 기류, 맨 바깥층에는 수소(H) 바람이 있다.[ESO/B.Tafreshi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세이델 박사는 "놀랍게도 제트기류는 타이로스 적도 주변에서 물질을 회전시키는 반면 아래층 대기에서는 별도의 바람이 더운 쪽에서 차가운 쪽으로 가스를 이동시키고 있다"며 "이런 기후는 어떤 행성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스웨덴 룬드대 비비아나 프리노스 연구원(박사과정)은 "이렇게 먼 외계행성의 화학적 구성이나 날씨 패턴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하지만 지구같이 작은 외계행성의 대기를 밝히려면 칠레에 건설 중인 지름 39m 극대망원경(ELT) 같은 더 큰 망원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Julia Victoria Seidel et al., 'Vertical structure of an exoplanet's atmospheric jet stream', http://dx.doi.org/10.1038/s41586-025-08664-1 scitech@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