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개미들이 돌아왔다”…국장 살아나자 다시 빚투 과열 조짐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2.20 21:43:05 I 수정 : 2025.02.20 21:46:46
이달 들어 개인 거래대금 급증
지난달 전체 규모 벌써 넘어서
신용잔고 늘며 빚투과열 조짐
해외증시 투자 열기는 주춤
거래액 지난달 절반수준 줄어


올해 좋은 흐름을 보이는 국내 증시로 개인투자자들이 복귀하면서 개미들의 거래대금 규모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시 쏠림 현상은 둔화하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빚투’까지 활발해지는 등 투자 열기가 달궈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거래한 금액은 200조원으로 지난달(188조원) 전체 규모를 추월했다.

2월이 6거래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의 거래대금 규모보다도 13조원가량 더 많이 매매했다.

지난해 12월은 20일 동안 국내 증시가 열렸으나 ‘계엄령 선포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거세지던 시기다.

국내 증시 전체의 일평균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7개월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늘어났다. 2월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7000억원으로 코스피가 2800선을 돌파했던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게다가 개인투자자들은 ‘빚투’마저 불사하는 등 국내 증시를 향한 적극성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17조5097억원에 달했다.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지난 6일부터 9거래일 연속 증가세로, 삼성전자를 향한 빚투가 뜨거웠던 지난해 11월 수준까지 확대됐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결제일 기준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크래프톤의 신용거래융자잔액이 422억원 늘면서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645억원)와 알테오젠(595억원)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자금 규모다. 잔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차입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상승 가도를 달리던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은 이날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양 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하루 동안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HD현대중공업(1100억원)과 HD한국조선해양(500억원) 등을 포함해 총 29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400억원)와 필옵틱스(390억원) 등을 포함해 35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국내 증시에서 활발한 투자가 벌어지고 있지만 해외 증시에서의 거래대금 규모는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글로벌 증시에서 300억달러 수준의 거래대금을 보여왔던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그 절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2월의 해외 증시 거래대금은 169억달러로 전달보다 43% 감소했다. 지난해 12월(343억달러)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는 소폭 조정을 받았으나 앞으로도 우상향 추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 채권 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치솟았던 미국 증시 밖으로 자금 이탈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9일(현지시간)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매파적 분위기에도 양적긴축(QT)의 일시 중단을 시사하는 내용으로 오히려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며 “미국 외 증시에 대한 차익실현 움직임이 뚜렷하지만 상승 추세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근래 국내 증시의 강세로 저평가 매력이 줄어들었기에 수익이 기대치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9.5배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과매도 상태가 끝나면서 이제 국내 주식을 사면 기대수익률이 낮아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2.22 02:59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