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두산그룹의 상장사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네이버를 제치고 10위에 올랐다. 국내 증시에서 원전·로봇 관련주가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두산그룹 계열사 시가총액이 늘어난 덕분이다.

19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두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테스나, 두산퓨얼셀, 오리콤 7개 회사의 시가총액 합은 36조6105억원으로 카카오 10개사의 합인 38조4332억원에 이어 10위를 기록했다.

반면에 네이버는 35조1730억원으로 11위로 밀려났다.

이러한 변화의 1등 공신은 단연 두산에너빌리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중동, 북미, 유럽 등 해외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첫 거래일 대비 시가총액이 무려 65.28% 상승했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의 시가총액은 19조1208억원으로 전체 그룹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고수익성의 원자력·가스발전 기자재와 서비스 매출 확대 비중 확대로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도 큰 폭의 상승세를 이끌며 시가총액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면서 로봇 사업에 뛰어들자 증시 전반적으로 로봇 테마에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덕분에 올해 들어 두산밥캣은 15.12%, 두산로보틱스는 10.60% 증가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북미에 다수의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 업체 대비 관세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비록 시가총액이 높지는 않지만 두산테스나 역시 올해 38.82% 상승하며 순항 중이다.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중 테스트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이 회사는 비록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들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며 다른 관련주와 함께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순위 변동에 영향을 끼친 또 다른 요인은 네이버 주가가 최근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네이버는 올해 초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있다가 지난달 말 이른바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네이버는 최초로 매출 10조를 기록한 다음날인 지난 7일 장중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다시 하락세로 전환한 상태다.

네이버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한 자회사 웹툰 엔터테인먼트(WBTN)로부터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WBTN은 6일(현지시간) 부진한 2024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튿날 주가가 19.27% 하락한 바 있다.

미국 법인이면서도 매출의 90%가 한국·일본에서 발생하는 탓에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1억달러 이상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네이버는 새해 첫 거래일부터 이날까지 주가가 14.55% 올랐지만 두산의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렇게 두산이 네이버 시가총액을 제치고 10위에 안착했으나 현재 9위인 카카오 그룹의 시가총액을 단기간에 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에스엠·디어유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계열사가 올해 호황이 예상되는 데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금융 계열사 또한 장기간 불황을 딛고 올해 큰 상승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