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승계 경영] [아모레퍼시픽] ② '서민정 핵심' 어깨 무거워진 이니스프리
입력 : 2023.03.17 11:20:58
제목 : [유통家 승계 경영] [아모레퍼시픽] ② '서민정 핵심' 어깨 무거워진 이니스프리
최근 부진 탈출 조짐...디지털 전환 효과 '톡톡' [톱데일리] 서경배 회장 장녀 서민정씨는 지난해 이니스프리를 제외한 주력 계열사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이로써 이모레퍼시픽그룹의 3세 경영 체제 구축에 이니스프리가 핵심 역할로 급부상하게 됐다. 서민정씨에게는 향후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해 이니스프리의 실적 개선으로 지분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 에스쁘아는 3만9787주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이후 발행주식 수는 20만3784주에서 16만3995주로 줄어들었고, 자본금도 10억1982만원에서 8억1997만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날 에뛰드도 14만1792주 무상감자를 진행했다. 에뛰드 주식 수는 72만6216주에서 58만4424주로, 자본금은 36억3108만원에서 29억2212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서민정씨는 갖고 있던 에스쁘아와 에뛰드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서민정씨는 에스쁘아와 에뛰드 지분 각각 19.52%를 보유하고 있었고, 지분 정리로 각 계열사의 2대 주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서민정씨가 갖고 있던 지분은 모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취득하게 되면서, 에스쁘아와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00% 자회사가 됐다.
이전까지 이니스프리를 포함해 에뛰드, 에스쁘아 등 3개의 계열사는 일명 '서민정 3사'로 불려왔었다. 이 계열사들은 현재 그룹 내 지배력이 미미한 서민정씨가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해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하지만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길어지자, 승계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서민정씨에게 유일하게 남은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민정씨가 에스쁘아와 에뛰드에 비해 이니스프리의 매출 규모나 기업 가치를 높게 보고 지분을 남겨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서민정씨는 이니스프리 지분 18.18%를 보유하며, 아모레퍼시픽그룹(81.82%)에 이어 2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서민정씨에게는 이니스프리에서 나오는 배당금도 쏠쏠한 편이다. 2012년 이니스프리 지분을 취득한 서민정씨는 매년 억원 대 배당금을 수령해갔다. 특히 2018년에는 이례적으로 이니스프리가 1002억원 규모의 중간 배당을 진행하면서 약 182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서민정씨는 이니스프리 지분을 취득한 이후 약 10년간 받은 배당금 총액은 350억원 수준에 달한다.
서민정씨에게는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이니스프리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이니스프리는 실적 악화로 주춤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6년 767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감소해 2021년 307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965억원에서 매년 감소세를 보였고, 2021년에는 영업손실 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이니스프리는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하자 바로 실적에도 타격을 입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조치에 코로나19까지 더해지면서 업계 불황이 장기화된 상황에 현지 시장 내 한국 화장품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중국 최대 축제로 꼽히는 '618 쇼핑 행사'에서는 스킨케어 10위권에 중국 브랜드 2개가 들어간 반면 한국 브랜드는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과거 중국에서 공격적인 출점을 이어가던 이니스프리는 결국 매장 철수로 전략을 수정했다. 2019년 600개에 달했던 매 장은 2년 만에 절반 가량이 정리됐으며, 지난해에는 현지 시장 내 모든 오프라인 매장이 철수됐다.
이후 이니스프리는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오프라인 비중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국내에서도 핵심 매장으로 꼽히던 강남 직영점을 약 12년 만에 폐점했으며, 최근에는 자체 쇼핑몰 앱 '이니스프리 앱'을 앞세워 온라인 채널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 이니스프리는 디지털 전환 전략의 효과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2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이 반등한 것은 약 6년 만이다. 온라인 부문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4분기 중국 내 이니스프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 증가했으며, 그 가운데 이커머스 채널 비중이 80%를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에게는 코로나19로 봉쇄 정책을 이어왔던 중국 시장이 규제가 풀리면서 밝은 전망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허제나 DB금융그룹 연구원은 "시장에서 기대하는 중국 리오프닝, 하반기 리바운드 회복을 감안하면 2023년 화장품 사업부의 실적개선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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