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스트래티지? 비트코인 안 팔고 쌓아두는 채굴 기업들…전환사채로 자금조달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5.02.27 14:18:21
비트코인 채굴용 자산을 옮기고 있는 이미지. 사진=챗GPT


전환사채 자금 조달 후 비트코인 매입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전략과 유사
‘채굴할수록 손해’ 비용 증가에 피벗팅
AI·HPC용 데이터센터 사업 함께 전개


비트코인을 채굴해 매도하면서 돈을 벌던 채굴 기업들이 비트코인 축적에 나서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급격하게 바꾸고 있다.

스스로를 ‘비트코인 비축 전문 기업’이라고 부르는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비슷하게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다.

마라톤디지털홀딩스 로고. 사진=마라톤디지털홀딩스


2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채굴 기업 마라톤디지털홀딩스는 지난해 4분기 비트코인 보유 규모가 4만4893개로 직전 분기(2만6747개) 대비 67.84%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1만5126개)와 비교해선 196.79% 늘어났다.

비트코인 확보에 나서고 있는 곳은 마라톤 뿐이 아니다.

라이엇플랫폼스 로고. 사진제공=라이엇플랫폼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라이엇플랫폼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1만7722개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다. 라이엇은 지난해 1분기 212개의 비트코인을 매도했지만 이후로는 더이상 비트코인 판매에 나서고 있지 않다.

싱가포르 소재 비트코인 채굴 기업인 비트디어도 작년 4분기 기준 594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43개) 대비 약 12.8배 늘어난 수준이다.

비트디어 로고. 사진제공=비트디어


비트디어는 지난해 4분기 469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하는데 그쳤지만 이를 대부분 축적한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1299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한 뒤 대부분 매도한 움직임과 대조적이다.

이들은 단순하게 채굴한 비트코인을 모아가는데 그치지 않고 있다. 적극적으로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비트코인 매입에도 나서고 있다.

우선 마라톤은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약 22억달러를 조달해 비트코인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19억달러 규모 전환사채에 대해선 0%의 이자를 설정했다.

라이엇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12월 5억9400만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5억7900만 달러 투자해 비트코인 5784개 매입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 사진=X


이는 지난 2020년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비트코인 비축 전문 기업으로 전환한 스트래티지의 전략과 유사하다.

스트래티지는 우선주와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420억 달러를 조달해 비트코인 매입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보유 규모는 49만9096개에 달한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기 어려운 기관 자금 등을 흡수하고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스트래티지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배경엔 비트코인 채굴 비용 증가가 꼽힌다. 비트코인 채굴 비용은 지난해 8월 반감기 이후 급격히 늘어난 바 있다.

실제로 매크로마이크로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비트코인당 채굴 비용은 약 9만2297달러로 27일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인 8만4856.30달러보다 높다. 비트코인을 채굴해도 이익을 얻기 힘든 구조다.

동시에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은 채굴을 위한 자산을 인공지능(AI) 및 고성능컴퓨팅(HPC)용 데이터센터로 전환시키는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라이엇은 이를 위해 헛8(Hut 8)에서 캐나다 소프트웨어 기업 테라고의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을 인수한 경험이 있는 제이비 레버턴 등 3명을 이사회에 새롭게 임명시켰다.

다른 채굴 기업인 코어 사이언티픽은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코어위브와 기존 비트코인 채굴장을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코어 사이언티픽은 향후 12년간 87억달러의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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