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IPO 주관 물량 받은 기관투자가, 투자 손실 '어쩌나'
입력 : 2023.03.17 11:56:14
제목 : KB證 IPO 주관 물량 받은 기관투자가, 투자 손실 '어쩌나'
WCP·KB스타리츠 상장 후 급락…스팩 발기인 참여 및 인기물량 배정 등 피해 최소화 지원[톱데일리] 지난해 하반기 KB증권이 주관한 주관 기업공개(IPO) 물량 인수에 나선 기관투자가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인수 물량 대부분의 손실이 커진 탓이다. 흥행 부진을 타게 하기 위한 KB증권의 공격적 세일즈를 기대하며 받아간 비인기 물량이 투자 손실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IPO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KB증권은 하반기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시작된 IPO 시장 침체로 상황은 급변했다. 기대했던 더블유씨피(WCP)와 KB스타리츠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예상과 달리 흥행에서 참패에 가까운 실적을 거뒀다.
'WCP'는 공모가를 6만원에 확정했다. 발행사와 주관사가 제시한 주당 적정가(13만4303원)의 절반 이하로 희망공모가격(8만~10만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KB금융그룹이 선보인 첫 공모 상장 리츠 'KB스타리츠' 역시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 속에 상장을 진행했다. KB스타리츠는 지난해 9월 단일 공모가 5000원을 조건으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기관 경쟁률이 26.19대 1에 그쳤다. 동종의 리츠 종목인 SK리츠(2021년 9월 상장), NH올원리츠(21년 11월 상장)가 기관투자가 상대로 각각 451.6대 1, 6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저조한 수준이다.
KB스타리츠는 해외 오피스 자산 두 곳(벨기에 '노스갤럭시타워', 영국 '삼성전자유럽본사 사옥')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수요예측의 흥행 부진에도 WCP와 KB스타리츠의 기관 공모는 결국 소기의 성과로 마무리됐다. WCP는 3240억원(540만주)어치가, KB스타리츠는 543억원(1085만340주)의 물량을 기관투자자가 받아갔다.
흥행 참패에도 기관투자가들이 상당량의 물량을 받아간 것은 KB증권의 과감한 세일즈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시 KB증권이 흥행 부진한 공모 물량 해소를 위해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며 각 기관들에 물량을 과배정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당시 KB증권이 기관투자가들에게 특정 공모가로 참여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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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WCP의 물량 배정 과정에서는 적당한 수요를 뒷받침해 기관들에게 통상적으로 배정하는 물량보다 수십·수백배에 달하는 물량이 기관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KB스타리츠는 당초 기관 대상 공모물량 1995만5000주 중 수요예측 및 추가 청약 과정에서 공격적 세일즈를 바탕으로 1085만340주 배정을 겨우 마쳤다. 나머지 최초 기관 배정 물량이었던 약 910만주는 대표 주관회사가 전부 인수했다.
우여곡절 끝에 공모를 마무리했지만 해당 종목들의 부진한 주가 흐름이 지속되며 기관투자가들의 부담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 WCP는 공모가 대비 30%, KB스타리츠는 공모가 대비 10% 하락한 수준에 거래됐다. 게다가 상장 전에 큰 잡음을 일으키지 않았던 KB증권 주관 물량 '모델솔루션, 산돌' 역시 부진한 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15일 종가 기준 모델솔루션은 공모가 대비 10%, 산돌은 20.5% 하락한 가격을 기록했다.
새내기 상장 기업들의 공모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피해 우려가 커지자 과감한 세일즈로 공모 물량 배정에 나섰던 KB증권은 몇몇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피해 최소화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은 주가 하락으로 핵심 고객과 다름없던 IPO 전문 거물급 운용사들의 피해가 극심해지자, 달래기 작업을 전개하기도 했다"며 "상장 예정 스팩의 발기인 참여 기회를 부여하거나 인기 IPO 종목인 모델솔루션 물량을 우대 배정한 것이 대표적 예"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스팩 발기인은 합병에 성공하기만 하면 투자 단가가 일반 투자자 대비 절반에 불과하다. 투자 단가가 낮은 만큼 수익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공모과정에서 투자를 최종 결정한 것은 기관투자가이지만 KB증권의 적극적 세일즈가 투자 판단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던 만큼 일부 피해가 예상되는 기관투자가에게 안정적 수익이 기대되는 스팩 발기인 참여나 인기 물량의 배정 등의 당근책을 제공하며 논란을 잠재우려 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잇단 기관투자가의 투자 손실이 향후 IPO 시장내 KB증권의 평판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력 있는 가격 책정으로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어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주관사의 능력"이라며 "KB증권이 지난해 하반기 다소 무리한 상장 주관으로 발행사에게는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효과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투자자들로부터는 좋지 않은 평판을 얻었다는 점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B증권은 올 들어 현재까지 별다른 상장 주관 실적을 거두지 못하며 이 같은 시장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1년 가까이 부진했던 공모주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 들고 있지만 이날 기준 KB증권이 주관한 기업이 신규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거나, 수요예측 및 공모청약 절차를 앞두고 있는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올해 유일하게 케이비제24호기업인수목적(KB제24호스팩)의 공모를 준비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참여 저조로 상장을 철회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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