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수출, 日이 韓의 200배...한우 세계화 시동걸자”...한우혁신 심포지엄서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입력 : 2025.02.28 09:13:01 I 수정 : 2025.02.28 09:33:47
농협축산경제·매경·벤처농업대 주최
‘2025 한우산업 혁신 심포지엄’서 제기
축산업 전문가·농업인 등 200여명 참석
암소 개량·사료비 절감·고급육 비결 공개
안병우 농협축산경제 대표, 기조연설서
생산·유통·경축순환·디지털 혁신안 발표


27일 서울 농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2025 한우산업 혁신 심포지엄’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아랫줄 왼쪽 네번째부터 김영환 벽제갈비 회장, 안병우 농협축산경제 대표, 김창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전 농촌경제연구원장), 안용덕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 원장.<사진=한주형 기자>
“일본의 소고기 해외 수출 물량은 우리나라 한우의 200배를 넘습니다. 한우의 맛과 품질을 감안할 때 우리가 수출을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K푸드의 대표 식재료인 한우의 글로벌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갑시다.”

젊은 여성 농업인인 박현민 맛디아농장 대표는 27일 서울 농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2025 한우산업 혁신 심포지엄’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우분야 전문가와 농업인이 함께 모여 한우산업 혁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농협축산경제가 주최하고 매일경제 애그테크혁신센터와 한국벤처농업대학이 주관했다. 이날 행사에는 축산업계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벤처농업대 설립·운영자인 민승규 세종대 석좌교수(전 농촌진흥청장)가 진행을 맡았다.

안병우 농협축산경제 대표가 ‘한우산업에 혁신을 불어넣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K푸드 한우 세계화 추진’을 주제로 발표한 박현민 대표는 “일본은 2023년 홍콩, 대만 등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 등 국가로 8600t의 소고기를 수출했지만 한국은 작년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 홍콩, 몽골 4개국으로 40.8t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며 “일본이 소고기 수출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급격한 고령화에 출산율 감소로 인해 내수 부진이 닥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해 대응한 데다 수출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전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수출에 특화된 처리 시설을 신설하고 수출 대상국과의 신뢰 구축에 노력하는 한편 전략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한우 수출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한우 수출이 잘 안된 이유로 구제역 등 질병 요인과 사육 두수 감축 필요성, 수출에 특화된 시설의 부재, 비선호 부위 처리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지만 전부가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예컨대 한우 시장이 조금만 나빠지면 사육 두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사육 두수를 줄이면 가격이 상승하고, 가격이 오르면 내수 시장에서 판매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아무도 수출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유명 언론에서 한우에 대해 ‘지구상 최고의 쇠고기’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한우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우리는 한우를 수출하려고 하는 자세가 전혀 안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우산업 혁신 심포지엄 발표자들이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노승희 농협축산경제 박사, 백열창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관, 박웅렬 코니아 대표, 김용기 용성농장 대표, 김상준 행복하누 대표, 백석환 석청농장 대표, 박현민 맛디아농장 대표.
박 대표는 이제 생각을 바꿔 한우를 세계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축산업과 외식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이블 위에서 직화 구이를 하는 한국식 고기 구이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구이법을 개발하고, 고기 구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이른바 ‘그릴 마스터’를 육성함으로써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우를 먹기 위해 한국을 찾도록 만들자”며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식재료인 한우의 글로벌화를 위해 모두가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한우 컨설턴트인 박웅렬 코니아 대표는 일본 현지 축산업 전문가들의 주장을 인용해 ‘일본 와규 전문가의 핵심 노하우’에 대해 발표했다. 박 대표는 “일본에서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작년 송아지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할 정도로 축산업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프리미엄급 소고기로 정평이 나 있는 고베규를 생산하는 효고현의 경우는 경매가격이 오히려 상승했다”며 “우수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3년 가을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아사쿠사에서 고베규 관련 식당 6곳이 새롭게 문을 열었을 정도로 우수 브랜드는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27일 개최된 한우산업 혁신 심포지엄은 200여 명의 축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우농가 교육 프로그램인 ‘우보천리21’ 교장을 맡고 있는 김창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전 농촌경제연구원)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일본에서 성공한 농장과 부진한 농장이 어떻게 다른 지 설명하면서 우리 농장주들에게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성공한 농장은 정기적인 지도를 받고 공부 모임에 참석할 뿐만 아니라 사양 관리 담당자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고, 대우와 급여 제도가 명확하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 부진한 농장은 외부 전문가 도움을 외면하고 사양관리 담당자나 책임자가 자주 바뀌는 데다 소를 직접 보기보다 체중이나 혈액 등 측정 데이터에 너무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박 대표는 “따라서 성공적인 농장이 되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의존하기보다 우사에 있는 시간을 길게 하면서 소를 잘 봐야 하며, 비육의 기본 지식 확보 이외에 외부 전문가의 지도나 순회를 계속 받아야 한다”며 “도축 후 도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뿐만 아니라 가능하면 자신의 소고기를 직접 먹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생체중 1200kg 수퍼한우를 출하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한우마이스터 김용기 용성농장 대표는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발표에서 그간 농장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대거 공개했다. 김 대표는 “한우농가들 입장에서 소비 주체인 공판장 중도매인들은 등심 단면적이 큰 한우를 선호한다”며 “등심 단면적을 크게 하기 위해서는 생후 8~13개월 때 양질의 조사료를 충분히 공급하고, 14~22개월 때는 충분한 사료에 바이패스 단백질을 추가해서 공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소의 도축후 무게인 도체중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송아지 때 성장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하는 한편 호흡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용덕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이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근내지방도 향상을 위해서는 사료의 발효와 화식(열가공)을 통해 비타민A 조절을 잘 하고, 비육기 때 탄수화물 관리와 비육후기 비타민A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육색을 좋게 하기 위해 출하 전 일주일간 300g의 설탕을 주고 있으며, 지방색 개선을 위해 출하 3개월 전부터 하루 2kg의 보리를 급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우기술명인 1호인 백석환 석청농장 대표는 그간 농장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 행동의 비밀’에 대해 발표했고, 기술명인인 김상준 행복하누 대표는 ‘스마츠 축산의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을 통해 현장 문제 해결의 솔루션을 찾을 수 있도록 ‘한우 인공지능(AI) 대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 원장이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앞서 전문가 발표에서는 노승희 농협경제지주 축산지원부 박사가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한우 암소 개량’을 주제로 발표했고, 백석환 대표의 아들이기도 한 백열창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관이 ‘사료비 절감과 한우 농가의 도전’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자가 TMR(배합사료) 제조 방법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한우농가들의 혁신교육 프로그램인 ‘우보천리21’의 교장을 맡은 김창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전 농촌경제연구원)가 인사말을 했고, 안용덕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과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 원장이 바쁜 가운데 직접 참석해 축사를 했다.

한우산업 혁신 심포지엄에서 좌장을 맡은 민승규 세종대 석좌교수(전 농촌진흥청장)가 박웅렬 코니아 대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 주최 측인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의 안병우 대표는 ‘한우산업에 혁신을 불어넣다’를 주제로한 기조연설에서 생산과 개량, 유통, 생산비, 경축순환, 디지털 등 5대 분야에서의 혁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안 대표는 먼저 생산 부문과 관련해서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우량 암소의 선발과 관리를 강화함으로써 중소 농가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번식 기반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암소 유전체 분석과 유전능력 평가에 참여하는 농가 숫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유통부문 혁신에 대해서 그는 “축산물 유통 단계를 줄이는 등 유통에서 농협의 역할을 강화하고, 축산통합 유통허브를 구축함으로써 유통구조를 판매 중심으로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생산비 혁신을 위해 우수한 품질의 사료를 적정 가격에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농협 주도로 조사료 재배 면적을 확대함으로써 농가들의 생산비 절감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조사료 생산단지의 가축분뇨를 활용한 퇴비와 액비 공급을 늘리는 등 경축순환을 활성화하고, NH하나로목장 앱과 스마트 가축시장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통해 농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한우산업 혁신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하자”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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