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안 좋은 날들만 남았다…15개중 수출 늘어난 품목 고작 4개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입력 : 2025.03.03 08:16:14
15대 수출품목 중 4개만 증가
車 늘었지만 ‘밀어내기’ 영향
대중국 수출액도 1.4% 감소
관세 현실화시 불확실성 증폭


2일 오후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감만·신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3.2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수출이 한 달 만에 플러스 전환했지만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부진으로 올해 수출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반도체·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가 현실화한다면 수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15대 수출 품목 중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4개에 불과했다. 자동차(17.8%), 바이오의약품(16.1%), 무선통신기기(42.3%), 컴퓨터(28.5%)를 제외한 품목은 모두 수출이 감소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해 이차전지(-9.6%), 석유제품(-12.2%), 철강(-4.4%) 등은 모두 감소했다. 일반기계(-12.3%), 선박(-10.8%) 등 품목도 지난달 수출이 줄어들었다.

이 중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마이너스 전환한 점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좋은 흐름을 보였지만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여파다. 지난달 메모리 반도체(-4%)를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2%)도 수출액이 감소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반도체 수출 감소에 충분히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도 전반적인 가격 상승 요인은 보이지 않아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석유제품은 휘발유 등 국제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주요 정유사의 정기 보수 일정으로 생산 물량이 감소하며 수출이 줄어들었다.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며 수출이 감소했다. 일반기계는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등이 작용하며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7.8% 증가하며 플러스 전환했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74.3% 증가한 점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내리 마이너스였다.

다만 이번 반등이 업계의 ‘밀어내기’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자동차 관세가 부과되기 전 물량을 선제적으로 수출한 것이란 의미다. 실제로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달 23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1.9% 증가했다.

15대 주력 품목 중 대부분 품목에서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지역별 수출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9대 주요 지역 중 5개 지역에서 수출액이 감소했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9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들었다. 이 밖에 유럽연합(EU·-8.1%), 일본(-4.7%), 중남미(-6.3%), 독립국가연합(CIS·-16.4%) 등에서도 수출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전반적인 수출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면 한국 수출이 입을 타격도 상당할 것이란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를 비롯해 반도체·의약품 등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미국 수출 의존도가 큰데, 관세 등으로 인해 수출이 제약을 받게 된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중국, 유럽 등 대체시장 역시 경기 침체로 수요가 부진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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