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더 오른다고 해서 사놨더니”…하락폭 국제시세 대비 15배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입력 : 2025.03.04 08:47:06 I 수정 : 2025.03.04 08:49:57
골드바 [사진 = 연합뉴스]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 대비 15배 넘게 급락했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진 영향으로 보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지난달 28일 1kg짜리 금 현물 1g당 가격은 13만9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4일 종가(16만3530원) 대비 14.98% 급락한 수준이다.

국내 금값은 지난달 14일 장중 16만8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2주 동안 거의 매 영업일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제 금 가격은 횡보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가 금 국제 시세를 원화 가치로 환산한 뒤 g 단위로 공표하는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14일 13만6130원에서 같은 달 28일 13만4830원으로 떨어졌다. 2주간 0.95% 하락한 것으로, 국내 금값 하락률이 15배가량 높다.

이러한 차이는 금에 대한 ‘김치 프리미엄’이 가라앉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일 국내 금 시세와 국제 금 시세 간 괴리율은 장중 최고 24%에 달했고, 종가 기준으로는 20.13%에 달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KRX 금시장에서 금에 투자한 이들은 해외보다 금을 20% 이상 더 비싸게 산 것이다.

이 같은 금 시세 차이는 투자자들의 금 매입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후 금값에 대한 ‘김치 프리미엄’ 우려가 제기되자 KRX 금 가격 괴리율은 연일 축소되어 지난달 28일 오전에는 1%대까지 떨어졌다.

금 괴리율이 일순간에 꺼지면서 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했으나 금값 괴리율에 관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증권사는 소수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금값 괴리율을 확인할 수 있는 증권사는 대형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국내 선물 옵션 전용 앱)뿐이다.

많은 투자자가 국제 시세보다 얼마나 고평가된 상태에서 금을 사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이로 인해 괴리율이 더욱 크게 확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는 “요즘처럼 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건 드문 경우”라며 “투자자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괴리율 등 정보를 신속하게 반영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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