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복잡한 투자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만화(웹툰) 형식을 떠올렸습니다.”

키움증권 플랫폼서비스팀 조병준 팀장과 김혜경 대리는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에서 진행된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리포툰’(리포트+웹툰)을 출시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딱딱한 증권사 리포트가 ‘엄근진’(엄격·근엄·진지) 이미지를 벗고 웹툰으로 재탄생했다. 리포툰은 리포트와 웹툰의 합성어로, 기업 리포트를 웹툰화한 것은 업계에서 키움증권이 최초다. 웹툰은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편견을 과감히 깨고 투자자에게 더 친근한 방식으로 접근했다.

조 팀장은 “증권사 리포트는 심도 있는 투자분석 정보를 담은 서비스인데 고객들이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며 “플랫폼의 접근성 문제라기보다는 리포트 자체의 제공 방식을 바꿔보면 좋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리포툰은 전문용어가 많은 긴 글을 만화로 표현해 모바일 환경에서의 가독성을 높였다. 리포트를 보다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시도다. 특히 투자 첫걸음을 뗀 이들을 주 타깃으로 삼아 핵심 내용을 간결하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김 대리는 “각 컷에서 배경이나 애널리스트의 모습 등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실제 기업 이미지나 제품 등 구체적인 자료를 활용해 투자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리포툰 제작 단계는 애널리스트 캐릭터 구상부터 시작된다. 김 대리는 “애널리스트의 사진과 원하는 이미지 등을 취합해 적합한 캐릭터로 만든다”며 “리서치센터에서 발간된 리포트 중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종목 위주로 선정해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콘티)를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다. 김 대리는 제작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용어까지 이해해야 대사를 쓸 수 있는 만큼 기초지식을 쌓는 게 어려웠다”며 “실제 기업이나 제품 이미지도 영문 사이트 등에 접속해 일일이 찾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시놉시스부터 시나리오, 콘티 작업에서는 인공지능(AI)이 활용된다. AI 기술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리포트 내용을 요약하는 등 리포트의 핵심 내용을 담은 스토리라인을 생성하는 데 기여한다. 웹툰 제작과정은 웹툰 업체 ‘키다리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총 제작 기간은 약 2주다. 조 팀장은 “7~10영업일 걸리는 작업 기간을 일주일 내로 단축시킬 예정”이라며 “제작 편수를 기존 일주일에 한 편에서 두 편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조회수는 리포툰 공개 한 달도 채 안돼 약 3만7000건을 기록 중이다. 리포트의 웹툰화는 증권사에서 첫 시도인 만큼 업계에서도 흥미롭게 봤다는 후문이다.

조 팀장은 “재미 요소를 어떻게 더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 주간 1000~1500명 정도 리포트를 보는데, 1년 뒤 유저 수를 10만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리포툰이 게재되는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 내 ‘생활/혜택’ 메뉴 자체를 널리 알리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았다. 이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고객이 투자한 기업 상품에 할인 혜택을 주는 ‘주주혜택 서비스’를 개시했다.

조 팀장은 “증권 서비스 외에도 고객들의 금융생활에 재미를 더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 중”이라며 “미니게임이나 금융상식 퀴즈 등에 참여하고 포인트를 받는 서비스 등 고객이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