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0.14% 하락한 8만3405.5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비트코인이 9만5000달러까지 상승했지만 하루 만에 8만달러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82467.24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변동성도 2022년 6월 테라·루나 사태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일간 변동성지수(BVOL24H)는 지난주 5.15로 마감했다. 비트코인의 24시간 변동성을 보여주는 BVOL24H는 1분마다 비트코인 시세를 측정해 백분율 변화를 계산한 것으로, 높을수록 변동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이는 2022년 6월 7~13일 주간에 기록했던 7.27 이후 2년 반 만에 종가 기준 최고치다. 테라·루나 사태 여파로 이더리움 기반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플랫폼인 '셀시우스'까지 무너지면서 연쇄 폭락이 발생했던 때다.
비트코인 변동성은 지난달 11~17일 0.79에 그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 영향에 급등했다. 전날 가상자산 전략 비축 발표로 급등했던 시장이 관세 정책 영향으로 다시 급락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추가 관세를 10%포인트 인상한 20%포인트로 상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멕시코, 캐나다에도 예정대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락에 파생상품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미체결 약정은 253억5488만개로 1주일 전에 비해 22.85% 급감했다. 미체결 약정은 선물거래소에서 전체 투자자가 매수·매도 포지션으로 진입한 뒤 아직 청산하지 않고 보유 중인 모든 계약 수를 뜻한다.
실제로 코인글라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청산된 비트코인 파생상품 규모는 4억166만달러에 달한다. 이 중 3억3761만달러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한 롱 포지션이다. 이더리움은 15.12% 떨어진 2079.7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전략 비축 대상으로 꼽힌 '미국 코인'도 동반 급락했다. XRP와 솔라나는 각각 17.68%, 19.59% 급락해 2.30달러, 136.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전날 급등했던 카르다노(ADA)는 25.37% 내린 0.798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시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비트코인이 아닌 알트코인을 전략 비축에 포함하는 결정에 반발이 크다.
번스타인 연구원들은 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기 때문에 금 전략 비축을 재조정하겠다는 논리로 의회를 설득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며 "단, 다른 가상자산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금이나 국고금을 이용해 비축하겠다는 이야기는 의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