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못 받고 주가 떨어지고…홈플러스에 엮인 기업들 “막막하네”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입력 : 2025.03.06 22:47:25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2025.3.4 [사진 = 연합뉴스]


홈플러스의 회생신청으로 관련 업체의 주가가 하락하고 향후 마트 부동산 자산의 매각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주가는 지난달 말 대비 4.57% 하락했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편입 자산 중 하나인 인천 스퀘어원의 일부를 홈플러스가 장기 임차하고 있다. 연면적의 28%를 홈플러스가 차지하고 있고 선취 임대료는 120억원 수준이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개시하면 임대차 계약이 해지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배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홈플러스 점포를 담고 있는 공모펀드들도 향후 자산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가 마스터리스해 그간 안정적인 수익을 냈지만 펀드 만기가 도래해 자산을 매각할 때 난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홈플러스 전주효자점을 담고 있는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 126호’의 펀드 만기를 6개월 연장했다. 지난해 8월부터 매각을 준비했으나 매수 의향자를 찾기 어려워 만기 일자를 미룬 것이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가 진행되면서 마트 자산들이 대거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은행(IB)업계는 자산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온라인 유통망 활성화 등으로 과거에 비해 리테일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고 거래 규모도 예년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든 상태기 때문이다.

종합 부동산 솔루션 업체인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2023년 대형판매시설 거래 사례는 4건이며 그 규모는 5080억원으로 전년보다 87.8%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거래 규모는 1936억원에 불과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가격만 맞다면 매각이 진행될 수 있겠지만 미분양 물건이 많은 지방 마트의 경우 이미 개발 수요가 적기 때문에 인수자를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와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이 6일 MBK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선제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을 신청한 것부터 비정상적이라며 회생을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2025.3.6 [사진 = 연합뉴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홈플러스와 MBK를 겨냥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나섰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매일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부도 직전까지 기업어음을 판매해 큰 소비자 피해를 불렀던 동양증권 사태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납품업체 피해도 나올 수 있어 큰 이슈가 될 사안”이라며 “하루빨리 정무위원회를 개최해 현안질의와 대책 점검에 나설 것”이라 전했다.

민주당 수석대변인인 조승래 의원도 이날 성명을 통해 “MBK는 무리한 차입경영을 하다 자금난을 겪어왔다. 기업회생을 핑계로 홈플러스를 산산조각 내고 ‘먹튀’하려는 것이라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부도 직전까지 기업어음(CP)을 판매한 LIG건설이 사법처리됐던 것처럼 MBK도 마땅히 사법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홈플러스 사태 TF’(가칭)를 신설해 다음주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홈플러스의 선제적 기업회생절차를 두고 MBK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만큼 MBK의 경영 실패를 먼저 살펴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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