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는' AI·배터리 식혀 성능·안전성↑…액침냉각 기술 속도
SK엔무브, 전기차 배터리 액침냉각 2년간 개발…데이터센터 제품 상용화GS칼텍스·에쓰오일·HD현오뱅도 분주…"실적 쌓을수록 신뢰 구축"
한지은
입력 : 2025.03.09 07:15:01
입력 : 2025.03.09 07:15:01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데이터센터(AI DC),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 발열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열 관리 설루션으로 액침냉각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액침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 플루이드를 활용해 데이터센터·ESS·전기차 배터리의 열을 식히는 기술로, 공기나 물을 활용하는 공랭식·수랭식보다 뛰어난 냉각 효과를 자랑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7일 폐막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SK엔무브와 손잡고 개발한 액침냉각 기술을 소개했다.
전기차 배터리 액침냉각은 배터리 팩 내부에 냉각 플루이드를 순환시켜 열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산소와의 접촉을 차단함으로써 질식소화가 가능하고, 셀 하나에 불이 나도 다른 셀로 번지는 것을 방지해 열폭주를 막을 수 있다.
국내에서 전기차 배터리 액침냉각 기술을 공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졌다.
SK온와 SK엔무브는 향후 2년간 개발 단계를 거쳐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또한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칩 블랙웰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침냉각 기업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SK엔무브는 2022년 국내 최초로 냉각 플루이드 개발에 뛰어들어 미국 GRC, 영국 아이소톱(Iceotope) 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데이터센터 발열을 낮추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제품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화재 우려가 큰 ESS에도 액침냉각 기술을 접목했다.
SK엔무브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불에 타지 않는 ESS 액침냉각' 제품을 공개했으며, 현재 양산 공급 중이다.
인셀과도 육상용 ESS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윤활유 사업을 기반으로 액침냉각 개발에 이점이 있는 다른 정유 기업들도 일제히 제품 상용화에 다가가고 있다.
GS칼텍스는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개발하고, 해당 제품을 세분화해 데이터센터, ESS, 배터리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에쓰오일(S-OIL)은 섭씨 250도 이상의 고인화점 액침냉각유 '에쓰오일 e-쿨링 설루션'을 공개하고, 다수의 기업과 액침냉각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를 개발했으며, 향후 실증 작업을 통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시장은 2027년 약 63억1천만달러(약 8조7천억원), 연평균 성장률(CAGR) 18.7% 수준의 성장이 전망된다.
냉각 플루이드 시장도 2025년 약 2만7천배럴에서 2040년 약 266만배럴로 연평균 성장률이 35.5%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액침냉각 시장은 아직 산업 표준이 없어 빠르게 상용화를 시작하고 공급 실적을 쌓을수록 시장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구조"라고 전했다.
writer@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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