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트럼프 관세압박까지…컨테이너 운임지수 8주째 하락
SCFI, 78.99 떨어진 1,436.30 기록…美 서안 운임 두 달 새 46% 급락 교역감소 우려에 "조만간 1천선 아래 떨어질 수도"
김보경
입력 : 2025.03.09 09:38:05
입력 : 2025.03.09 09:38:05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경기 선행 지표인 해상 운임이 이번 주까지 8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해운 비수기(1분기)라는 계절적 요인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따른 교역량 감소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운업계는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조만간 1천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SCFI는 지난 7일 전주 대비 78.99포인트 하락한 1,436.30을 기록했다.
이로써 SCFI는 지난 1월 3일 이후 8주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두 달 새 1,000포인트 넘게 빠졌다.
이 지수가 1,5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12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애초 SCFI를 포함한 해상 운임은 1분기에는 비수기 여파로 약세를 보인다.
하지만 이번 주 SCFI가 작년 동기(1,885.74) 대비 449.44(23.8%) 포인트나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트럼프 관세 발언에 따른 교역량 타격 우려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고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가장 비중이 높은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이 이번 주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천517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전 대비 46.2% 하락한 것이 이러한 우려를 방증한다.
유럽 항로 운임도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천582달러로 크게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하락 폭은 이보다 적은 35.1%에 그쳤다.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앞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 연구소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올해 해운업 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실현 시점인 올해 초 운임이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전체 컨테이너선 선복량(적재 공간) 증가율이 6% 이상일 것으로 추정돼 (공급 증가로) 운임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해상 운임은 경기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로 접어들던 지난해 SCFI 등 해상운임은 하락세를 보여야 했지만,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자 글로벌 해운사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우회 운행하면서 이에 영향받아 경기와 다르게 크게 오른 바 있다.
해상 운임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은 철광석·유연탄 등 원자재를 운송하는 벌크선이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더해 트럼프의 관세 압박으로 교역량 감소가 현실화할 경우 SCFI는 조만간 1천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2010년대와 같은 해운 불경기가 다시 돌아올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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