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맞았다”…질주하던 한화에어로 유상증자에 개미 ‘곡소리’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입력 : 2025.03.21 09:33:23
입력 : 2025.03.21 09:33:23
3.6조 유상증자에 13%대 급락…투자의견 줄하향

올해 들어 주가가 두 배 넘게 급등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갑작스러운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10% 이상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도 주가 단기 급락이 불가피하다며 이례적으로 투자의견을 줄하향했다.
21일 오전 9시 10분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전일 대비 9만6000원(13.30%) 하락한 6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화 그룹주들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9.26%), 한화시스템(-8.38%), 한화엔진(-4.34%), 한화오션(-4.28%), 한화솔루션(-3.55%), 한화비전(-3.57%) 등이 동반 하락 중이다.
전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상 최대 규모 유상증자 발표로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통상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는 만큼 주가에 악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뒤통수 맞았다” “한화 계열사에 ‘몰빵’한 충성 주주인데 배신감이 크다” “국장이 올라도 하기 싫은 이유다” 등 불만을 토로했다.
증권가에서는 투자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시점이나 방법은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조4000억원 수준에 달하기에 3~4년에 걸쳐 집행될 필요 자금을 굳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점에서 아쉬운 결정”이라면서도 “유래 없는 글로벌 재무장 시대에 발 빠른 투자는 필연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과 DS투자증권은 각각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투자의견은 하향했으나 목표주가는 기존 64만원에서 72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손익과 현금흐름이 최근 급격히 개선되고 있었음을 고려하면 이번 증자를 예상한 투자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상승여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지분투자 대상과 예상 효과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78만원에서 70만원으로 내려 잡으며 “투자 당위성은 공감하지만, 자금조달 방법은 아쉽다”며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해외방산/투자 내용을 업데이트해야 하겠지만, 공개하기 어려운 단계의 사업이 많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번 조정이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디스카운트 요인은 존재하지만, 회사가 제시하는 방향성대로 진행된다면 이번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정규장 마감 이후 3조6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총 595만500주의 보통주가 발행되며 증자 비율은 13.05%다. 예정 발행가는 60만5000원으로 전날 종가 대비 약 16% 할인된 금액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증자를 통해 2035년까지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금융감독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를 중점심사 대상으로 정하고 신속한 심사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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