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퍼주기 논란’ 불거진 K원전...체코 원전 수주 절반의 성공?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5.03.31 18:28:11 I 수정 : 2025.04.01 08:37:09
프로젝트당 8억弗 일감보장
체코 원전수주 단기성과 위해
‘과도한 양보’ 문제 제기
한수원 “전체 계약은 불리하지 않아”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새울 원전 1,2호기. [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이 올해 1월 16일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 타결한 지식재산권(IP) 협상에서 원전 수출 프로젝트당 1억5000만달러(약 2200억원)의 IP 사용료 지급과 8억달러(약 1조1700억원)의 일감 보장을 약속한 것으로 31일 원전 업계에서 확인됐다.

원전 업계에서는 체코 원전 수주라는 단기 성과를 서둘러 쌓기 위해 중장기 ‘K원전’ 수출에 걸림돌이 될 만한 조항을 수용하는 과도한 양보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합의에 따르면 한수원은 원전 수출의 수익성이 크게 낮아지는 것은 물론 웨스팅하우스에 넘겨줘야 할 8억달러 이상의 일감과 IP 사용료 1억5000만달러 이상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원전 수주에는 참여할 유인이 없다. 수십조 원대에 달하는 원전 수출 계약 규모를 감안할 때 1조원대 일감과 IP 사용료 비중이 크지 않지만 매출 이익률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또 한수원은 향후 수출하는 원전에 웨스팅하우스가 제공하는 연료봉을 의무 사용해야 한다는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IP 사용료 지급과 일감 보장 부분에서 너무 많이 양보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할 수도 있지만, 반대급부로 우리가 웨스팅하우스에서 얻는 메리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수원 측은 다만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비밀 유지 협약 때문에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이 합의를 두고 K원전의 기술 독립에도 불리하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한수원은 개발 초기에 웨스팅하우스의 도움을 받았지만, 현재 수출을 추진하는 ‘APR1000’은 한국이 독자 개발한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기술 사용료 지급으로 독자 기술이라는 주장에 대한 근거가 희석됐고 향후 미국 정부의 원전 수출 통제에 대항할 명분도 잃게 됐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상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계약 전체를 놓고 보면 결코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전 수주전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말 스웨덴, 지난 2월 슬로베니아에 이어 3월 네덜란드 원전 수주전 참여를 포기했다. 한수원은 체코 신규 원전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원전 업계에서는 올해 초 IP 협상에서 유럽 지역 원전 수출을 놓고 웨스팅하우스에 상당한 몫을 양보한 결과로 보고 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4.04 05:35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