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기업회생 돌입한 발란…국내 명품 플랫폼 불똥튈까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입력 : 2025.04.01 16:46:10
입력 : 2025.04.01 16:46:10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명품 플랫폼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발란과 함께 1세대 명품 플랫폼으로 묶이던 머스트잇, 트렌비는 선긋기에 나섰으나 이번 사태로 업계 전반에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대금 정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입점 셀러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머스트잇은 앞서 셀러 공지를 통해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3일까지 구매 결정된 건에 대해 일괄 선정산을 시작했다. 임시로 ‘익일 정산’ 체제를 운영하는 것이다.
머스트잇은 구매확정일 기준 4~9 영업일 내 일정산 정책을 시행해왔으나 발란 사태로 자금 유동성에 불안이 커진 셀러와의 신뢰를 위해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다.
머스트잇 측은 지난해 유동자산 110억원, 유동부채 41억원, 예수금 33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트렌비도 발란 사태 이후 즉각적으로 셀러들에게 선정산 계획을 안내했다. 파트너사의 재무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오는 9일 1차 선정산을 시작으로, 2차 선정산(4월 16일), 3차 선정산(4월 23일)이 예정돼있다.
트렌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재무적 어려움에 빠질 수 있는 파트너들을 조금 더 지원하려는 목적”이라며 “이번 선정산을 통해 파트너사의 자금 부담이 조금이나마 완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시장이 큰 충격에 빠졌다. 발란은 2015년 설립 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인지도를 높였으나 적자가 누적됐다. 발란의 결손금은 2022년 662억원에서 2023년 784억원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발란의 위기로 업계에서는 명품 플랫폼 시장 전반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물가 시대 명품에 대한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이 약한 업체는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트잇과 트렌비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머스트잇과 트렌비 역시 지난 2023년 각각 79억원, 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에 빠진 상황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 명품 플랫폼의 카드 결제액은 2022년(9245억 원) 대비 지난해(3758억 원) 큰 폭으로 줄었다.
1세대 명품 플랫폼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대기업 계열 이커머스 업체들이 명품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쇼핑 계열 이커머스 롯데온은 2022년 4월 ‘온앤더뷰티’를 시작으로 온앤더럭셔리, 온앤더패션, 온앤더키즈 등 전문몰 강화에 나섰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SSG닷컴은 2022년 출범한 명품 전문관 ‘SSG럭셔리’를 지난해 전면 개편하는 등 사업을 확장 중이다. SK그룹 계열사인 11번가 또한 2023년 3월부터 명품과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판매하는 ‘우아럭스’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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