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실패' 지아이이노베이션, 투자자 실패로 끝날까

입력 : 2023.03.21 16:11:43
제목 : '흥행 실패' 지아이이노베이션, 투자자 실패로 끝날까
수요예측 부진에 기업가치 7200억원→2600억원으로 급감

[톱데일리] 코스닥 시장 입성을 추진하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수요예측 결과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며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떨어진 기업가치로 상장하게 됐다. 과거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인정 받은 기업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위험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최근 공모가 확정을 위해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공모가는 공모밴드(1만6000원~2만1000원)에도 미치지 못한 1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공모가가 낮게 확정되면서 상장 후 시가총액도 크게 낮아졌다. 주관사와 회사측이 기대한 시가총액은 공모밴드 기준으로 3200억원~4200억원 수준이었지만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2600억원 정도다. 이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비상장 시절 기관 투자자에게 투자를 유치할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2017년 설립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짧은 업력에도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해왔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융합 단백질을 기반으로 차세대 면역치료제를 연구 개발하는 기업이다. 면역항암제 'GI-101'과 알레르기 치료제 'GI-301' 등이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설립 후부터 지난 2021년 진행한 대규모 투자유치(프리IPO)까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받은 투자금은 총 2500억원 이상이다.

주요 투자자로는 아주IB투자를 비롯해 브레인자산운용, DS자산운용, 새한창업투자, 엔에이치-아이비케이씨 바이오 신기술조합 등이 꼽힌다. 아주IB투자의 경우 운용하는 펀드인 '아주 좋은 성장지원 펀드' '아주 좋은 벤처 펀드' 등을 활용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투자를 단행했다. 해당 펀드가 보유한 지아이이노베이션 지분율은 상장 후 5.34% 정도다.

브레인자산운용 역시 출시한 '브레인Pre-IPO일반사모투자신탁35호' '브레인태백일반사모투자신탁1호' '브레인GI일반사모투자신탁36호' '브레인Pre-IPO일반사모투자신탁28호' 등의 펀드 뿐만 아니라 자기자본도 활용해 지아이이노베이션에 투자했다.

DS자산운용도 주요 투자자 중 하나다. '디에스 Benefit.G 일반 사모투자신탁'와 '디에스 Quattro.U 코스닥벤처 일반 사모투자신탁' 등이 보유한 지아이이노베이션 지분은 상장 후 3.77% 정도다.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의 경우 개인적으로도 투자해 1.7%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창업자 중 하나인 남수연 대표가 유한양행 중양연구 소장을 역임해 인연이 있는 유한양행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9년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신약개발 업무협약(MOU)를 체결할 정도로 긴밀하게 협업해왔다. 지난 2020년에는 GI-301 기술이전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향후 개발 상업화 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취득할 수 있는 금액은 1조4090억원 수준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유치한 프리IPO에서는 SK, 제넥신 등이 전략적 투자자(SI)로 합류했다. SK의 경우 총 29만6970주를 주당 3만3000원에 매입해 총 98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제넥신도 같은 투자 단가로 15만1515주를 매입, 50억원을 투입했다. 2021년 3월부터 6월까지 진행한 투지유치에서 조달한 자금은 1600억원 이상이다. 이 당시 인정받은 지아이이노베이션 기업가치는 7200억원 정도였다.

프 리IPO 투자 단계에서 이미 7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말 상장을 추진할 당시만 해도 언급된 기업가치는 1조원 정도였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2600억원 규모의 시가총액으로 증시 시장에 입성하게 됐다.

낮아진 몸값만큼 투자자들의 투자 성과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프리IPO에 참여한 투자자를 기준으로 향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2배 이상 뛰어야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주식 시장 침체와 함께 바이오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도 차가워진 상황에서 큰폭의 주가 상승을 기다려야 하는 부담을 얻게됐다.

물론 투자자들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 대부분에 대해 1년간의 보호예수를 자발적으로 걸었다. 유한양행, SK, 프로젠, 제넥신 등 전략적 투자자 성격이 강한 곳들의 경우 3년까지 보호예수를 걸기도 했다. 투자자들 몫의 지분율이 높은만큼 상장 후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는 오버행 문제를 방지하는 차원에서도 보호예수 기간을 길게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공모가를 확정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1일~22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모든 일정을 완료하면 이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삼성증권 등이 담당하고 있다.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min37@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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