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고용한파…도소매·숙박음식 취업자도 5분기째↓
배달라이더 등도 1년반만에 감소…내수-고용 '악순환' 경고음정부, '고용 애로' 진단…10조 필수추경, 경기 마중물될까
송정은
입력 : 2025.04.13 06:07:13
입력 : 2025.04.13 06:07:13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내수산업의 대표 격인 유통업계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2025.4.6 jin90@yna.co.kr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송정은 기자 = 작년부터 이어진 내수 부진이 고용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심화하고 있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가 5분기 연속 줄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장 감소 흐름을 보였다.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고조되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로 대외 변수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도소매업 '직격탄'…배달라이더 등도 줄어 13일 통계청 고용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552만7천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만5천명 줄었다.
작년 1분기(-5천명)를 시작으로 5분기 연속 감소세다.
감소 폭은 작년 2분기 2천명에서, 3분기 4만5천명, 4분기 9만명까지 확대했다가 올해 1분기 축소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흐름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기인 2020년 1분기(-12만6천명)∼ 2021년 4분기(-10만5천명) 이후 가장 긴 기간 내림세다.
당시에는 방역 조치에 따른 고용 축소였는데 현재는 내수 자체의 체력 저하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이다.
경기 불안, 고물가, 누적된 이자 부담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며 업종 전반의 매출 하락과 고용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소매업은 온라인 소비와 무인화 매장 확산 등 중장기적 산업구조 변화 요인도 함께 작용해 단기간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 1분기 도소매업 취업자가 6만1천명 줄었고, 숙박음식점업은 4만6천명 증가했다.
배달라이더가 주로 포진한 운수·창고업 취업자도 지난 1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3천명 감소했다.
2023년 3분기(-1만3천명) 이후 6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3.11
◇ 자영업자도 감소 전환…'혼자 운영' 확산 내수 회복 지연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도 위축되고 있다.
취업자를 종사상 지위별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 수는 552만3천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만4천명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9천명), 2분기(-10만1천명), 3분기(-2만6천명) 내리 줄다가 작년 4분기 1만명 증가했지만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가 2만5천명 줄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만1천명 늘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경기 불황으로 직원을 해고하고 '나홀로 사장님'으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폐업하거나 임금근로자로 취업했을 수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도소매업과 운수창고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고용은 경기 후행지표기 때문에 내수 부진이 반영돼 향후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소비 위축이 지속되면 고용이 줄고, 고용 감소는 다시 가계소득 위축과 소비 위축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도 완만한 수준에 그치면서 올해 취업자 수는 전년(16만명)보다 낮은 10만명 내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제조업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투자 위축,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당분간 건설업과 대면서비스업도 부진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2025.4.11 jjaeck9@yna.co.kr
◇ 정부 '고용애로 지속' 판단…필수추경안 조만간 발표 정부는 경기 진단에서 고용부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매달 발간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는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는 표현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석 달째 등장했다.
정부는 10조원 필수 추경을 편성해 시급한 현안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통상 및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 민생 지원 ▲ 재난·재해 대응 등을 중심으로 한 세부안을 조만간 제시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관세전쟁 폭풍이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이 짙어지면서 통상 대응에 무게를 두고 추경안이 짜일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로 인한 대내 불확실성 제거에도 관세전쟁 탓에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2년째 이어진 세수결손 탓에 정부의 재정 여력은 빠듯한 상황이다.
2024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 2조원의 세계잉여금에서 법정 할당분을 제외하고 추경에 쓸 수 있는 재원은 2천억원 남짓이다.
정부는 세계잉여금, 한국은행 잉여금, 세외수입 등 여러 가용재원을 검토해 재원 조달 계획을 세우겠다고 설명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재정은 승수효과가 큰 곳에 집중하는 것이 원론적으로 맞지만 자영업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경기 선순환 효과에 더해 이들을 위한 안전판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sj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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