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관세 쓰나미에 죽다 살아난 코스피…금주도 '여진주의보'

작년 '블랙먼데이' 후 일일 최대 낙폭 기록…한때 2,300선 하회관세 불확실성 여전, 경제지표 경계심…"추세적 V턴 난망"미중 협상 가능성에 연준 개입 희망도…10조원 추경 기대감
조성흠

입력 : 2025.04.13 07:00:07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발 관세전쟁의 격랑 속에 1년 5개월 만에 코스피 2,300선이 무너지기도 하는 등 3주 연속 하락했다.

상호관세 발효와 미·중 갈등 고조 속에 코스피는 올해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이후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극단적 변동성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금주도 관세전쟁의 불확실성이 끊임없이 시장을 흔들 것으로 보여 본격적 반등을 섣불리 점치기 힘든 형편이다.

투자자들은 상호관세 유예를 계기로 관세정책이 변화하고, 경기 방어를 위한 통화정책 완화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코스피 미중 관세갈등 격화에 2,400선 하락 출발…코스닥도 내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코스피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격화에 전날 상승분을 반납하며 2,400선에서 하락 출발한 1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2025.4.11 mon@yna.co.kr

13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2.70포인트(1.32%) 내린 2,432.72로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 7일 코스피는 관세 우려로 5.57% 폭락하는 등 지난해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상호관세 발효일인 9일에는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300선마저 밑돌았다.

고조되는 금융시장 불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외 국가에 대해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자 코스피가 5년여 만에 최대치인 하루 6.6% 폭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 폭락과 폭등으로 매도와 매수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되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 속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에 반등세는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주초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호실적도 관세 쓰나미 앞에는 무력했다.

지난주(7~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조990억원 규모를 순매도해 3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7일에는 2021년 8월 13일 이후 최대이자 역대 5위 규모인 2조949억원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9천35억원, 2조5천786억원 규모 순매수세로 나란히 2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전기/가스(4.19%), 건설(1.99%), 기계/장비(1.58%) 등 업종은 강세였으나, 오락/문화(-5.56%), IT서비스(-3.96%), 의료/정밀기기(-3.90%), 운송/창고(-3.51%) 등이 큰 폭으로 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 대비 8.20포인트(1.19%) 오른 695.59로 4주 만에 반등했다.

미국 상호관세 발효, 수출 영향은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미국 정부는 지난 5일 10%의 기본 상호관세에 이이 이날 0시1분(현지시간)부터 한국을 비롯해 80여개 국가에 대해 최소 11%에서 최고 5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이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물품에는 일단 25%의 관세가 붙게 돼 수출 중심 경제체제로 미국시장의 비중이 큰 한국은 대미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2025.4.9 xanadu@yna.co.kr

금주 증시도 '현재진행형'인 관세전쟁 탓에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145%로 인상하자 중국은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율을 84%에서 125%로 또다시 올리는 등 양국 무역이 사실상 단절될 지경이 됐다.

상호관세와 별개로 자동차와 철강에 대한 25% 품목관세, 모든 국가에 대한 10% 보편관세도 이미 부과된 상태다.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품목관세도 언제든 돌출될 수 있는 추가 변수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유예에 따른 반등이 하루 만에 끝나는 등 극심한 변동성 국면이 진행 중"이라며 "추세적인 V턴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불규칙한 등락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의 피로도가 극심한 상황에서 주중 공개될 주요 경제지표는 호재보다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둔화했음에도 증시는 관세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에 의미를 두지 않은 채 하락했다.

금주 미국 소매판매 지표와 제조업 지수, 주택시장 지수 등이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주 CPI 결과처럼 부정적 측면이 부각될 여지가 크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의 미국 달러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증시가 반등하려면 미국 관세정책 또는 통화정책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재무부가 채권시장을 주시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협상도 낙관적이라고 한 백악관의 입장은 긍정적 신호다.

중국의 재보복 이후 미·중 양국이 추가 관세 인상은 없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관세율 공방도 일단락된 양상이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필요 시 통화완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결과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도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주중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초에도 연준은 소비 부진 가능성이 높아지자 정책 스탠스를 전환했다"며 연준의 개입 가능성을 점쳤다.

국내에선 금주 10조원 규모 추경안 발표를 시작으로 경기 부양 모멘텀이 본격화할 수 있다.

관세전쟁이 미·중 양자 구도로 전환되면서 우리나라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고, 증시도 하단을 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를 2,350∼2,55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4일 중국 3월 수출입 ▲ 15일 미국 4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조업지수 ▲ 16일 미국 3월 산업생산·소매판매, 중국 3월 산업생산·소매판매,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 17일 미국 3월 주택착공·건축허가건수, 유로존 4월 ECB 통화정책회의, 한국 4월 한국은행 금통위 ▲ 18일 일본 3월 CPI jos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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