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해, 앞으로 또 속을거야”…트럼프 시대 방심하지 말라는 월가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5.04.15 15:53:11 I 수정 : 2025.04.15 20:01:29
美증시 반등했지만 관세 불확실성 여전
트럼프 강경책에서 물러서고
변동성지수(VIX)는 떨어졌지만
시장변동성 여지 남아 있어


미국 증시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월가에선 아직 경계심을 풀 때가 아니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즉흥적인 정책이 시장의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의 매튜 혼바흐 전략가는 ‘한 번 속으면 네 탓, 두 번 속으면 내 탓(First time, shame on you. Second time, shame on me)’이라는 제목의 고객 노트에서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여러 차례 시장에 속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14일(현지시간) 전망했다.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장 변동성을 유발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확신을 너무 강하게 갖지 말고 상황을 봐서 빨리 손절에 나서라”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투자자들이 직면한 과제 중 크게 두 가지가 시장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하나는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어떤 마스터 플랜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계획이 얼마나 자주 바뀔 수 있을지 예측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의 큰 그림을 예측하기 보다는 적절하게 빨리 대응하는 편이 낫다고 강조한 셈이다. 관세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로 경제적 타격을 재정 및 통화 완화로 상쇄하려는 일종의 ‘마스터 플랜’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8일 52.33까지 올랐던 VIX지수(변동성 지수)는 14일엔 30.89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를 발표할 무렵인 3일 30.02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흔히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VIX지수는 시장 불안감이 고조될 수록 높아진다.

트럼프가 이달 2일 예상 밖의 고율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시장은 요동쳤다. 4일 중국이 미국에 34% 추가관세를 부과하고 7일엔 미국이 중국에 50% 추가관세를 부과하면서 전면적인 관세전쟁의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다만 7일 아시아증시가 급락하고 미국채 10년물이 한때 4.5%가 넘어가며 이상급등을 보인 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전 국가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선언하며 증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이외 국가엔 스마트폰·노트북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11일), 자동차 기업 지원 고려(14일) 등 여러 유화책을 내놓으며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8일 4982.77에서 14일 5405.97까지 4거래일만에 8%가 뛰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도체 관세 발표는 다음주에 예정되어 있고 중국은 미국에 희토류 수출 중단을 선언해 양국 간의 갈등이 증시 하락으로 비화될 여지는 남아 있다.

반도체 기업이 나스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 되며 대부분의 대형주들이 광범위한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해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변동성이 완전히 소강상태라고 보긴 힘들다.

S&P500 역시 숏스퀴즈의 힘으로 하루만에 9.52% 급등해 9일 5454.9까지 올라간 이후에도 투자자들이 관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버리지 못한 상황이라 주가는 등락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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