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원자로 원조받던 나라에서…66년만에 역수출 이뤘다
1959년 미국서 연구로 '트리가 마크2' 도입…'하나로' 통해 기술자립연구로 기술수출 누적 7건…원전 수출 '틈새시장'에 정부도 지원 확대
조승한
입력 : 2025.04.17 01:25:48
입력 : 2025.04.17 01:25:48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16일(현지 시각) 미국 미주리대 차세대 연구용 원자로(연구로) 설계 계약을 따내면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연구로를 도입한 지 66년 만에 연구로 기술을 역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 원자력 연구개발 역사는 1959년 우리나라 최초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2'를 미국 제너럴아토믹으로부터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의 원조를 받아 서울 노원구 공릉동 원자력연구소에 설치된 열출력 100㎾의 이 연구용 원자로는 1962년 본격 가동 시작부터 1995년 가동 중단까지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을 이뤄내며 원자력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이 됐다.
연구로 분야에서도 한국은 1985년 다목적 연구로 '하나로' 설계를 시작하며 자립화의 첫발을 뗐다.
하나로는 1995년 첫 임계(원자로 내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지속해서 일어나면서 중성자 수가 평형을 이루는 상태)를 달성했으며, 2004년 설계 출력인 30㎿급 열출력에 도달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연합뉴스]
하나로 운영을 기반으로 꾸준히 타진해 온 연구로 수출은 2009년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그리스의 5㎿급 'GRR-1' 성능개선을 위한 원자로 설계 기술 수출을 통해 연구용 원자로 기술 수출의 포문을 열었고, 태국 TRR-1/M1 연구로 계측제어계통 교체지원사업에도 참여했다.
같은 해 1억6천만 달러 규모 요르단 JRTR 연구로 설계 및 건설사업을 따내면서 최초로 연구로 전체를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후에도 말레이시아 소형 연구로 개선사업,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 개선사업, 방글라데시 연구로 개선사업 등 이번까지 포함해 총 7건의 기술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정부도 연구로 수출을 원전 수출의 '틈새시장'으로 보고 지원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달 기준 등록된 연구용 원자로는 총 847개로 이 중 54개국에서 227개 연구로가 운영 중이다.
1기당 건설 비용이 2억~10억 달러로 큰 편은 아니지만, 기존 연구로 대부분이 40년 이상 된 노후화 시설로 대체 및 개선, 장비 증축 등 파생 기술 수요가 꾸준한 시장이라는 평가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인 SMART 및 연구로 수출전략을 마련한다는 업무계획을 밝혔다.
또 올해부터 2029년까지 320억원을 투입해 고성능 다목적 연구로 기본모델을 개발하는 '해외수요 기반 연구로 핵심기술 통합플랫폼 구축사업'도 시작했다.
한편, 이번 계약이 최근 미국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지정으로 수출용 연구로 기술 개발 협력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shj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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