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일 치명타 맞아”…수출로 먹고사는데 세계 무역은 ‘한겨울’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입력 : 2025.04.17 21:34:55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AFP =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인해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상품 교역 역성장은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2023년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 전 세계 공급망 충격이 발생하며 무역이 위축됐다.

16일(현지시간) WTO는 ‘글로벌 무역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며 올해 전 세계 상품 교역이 작년보다 0.2%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10월에는 올해 상품 무역이 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번에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WTO는 보고서에서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거시경제 회복으로 세계 무역 확대를 예상했다”며 “하지만 세계 무역 전망은 치솟는 관세와 무역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상당히 악화됐다”고 밝혔다.

교역 악화의 일등 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품목별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이달 초엔 한국 25%, 일본 24%, 베트남 46%, 대만 32%, 중국 34% 등 상호관세를 발표했다가 중국만 빼고 유예하는 등 일방적 조치로 자유무역 세계질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경제 규모 1·2위인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에 대한 관세율을 100% 이상 높이며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관세 폭등은 양국 간 상품 교역을 줄이고 결국 세계 교역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WTO도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일시 중단한 상호관세를 전면 재도입할 경우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은 0.6%포인트 추가 하락하고 그에 따른 파급 효과로 인해 추가로 0.8%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며 “이러한 영향을 합치면 총 1.5%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관세전쟁, 무역전쟁이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6%로 주요 20개국 중 3번째로 높았다.

특히 수출은 1~2% 성장도 버거운 한국 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위축될 경우 성장률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2.04% 성장했는데, 이 중에서 1.93%는 수출이 기여했다. 내수 침체 상황에서 수출이 우리 경제 성장을 사실상 전부 책임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다.

우리 정부는 작년에 수출이 8.1% 늘었지만 올해 기저 효과로 1.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WTO 전망처럼 하반기에 미국이 상호관세를 본격 시행하면 세계 무역이 위축되면서 수출 감소까지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내수 침체 상황에서 관세 리스크까지 불거지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줄줄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에 이어 최근 모건스탠리도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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