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증권지수 연중 최고치 미래에셋 4년만에 가장 높아 국내 수수료 수익 줄었지만 해외주식 거래액 늘며 만회 금리인하로 채권수익 기대도 반등장 끝나면 투심위축 우려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로 증권주가 조용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9일 관세전쟁 전면전에 대한 '패닉셀'로 증권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이후 반등에 나서며 KRX증권지수는 이미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주환원 여력과 자본효율성을 갖춘 증권주의 추가 상승 전망도 나온다.
23일 KRX증권지수는 814.5에 마감해 종전 최고치인 지난 2월 26일 기록 811.42를 넘어섰다. KRX증권지수는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 업종을 대표하는 11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전일 대비 3.31% 오른 1만290원에 거래를 마쳐 주가가 2021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금융지주도 3.12%, NH투자증권도 1.29% 상승했다.
최근 들어 증권 업종이 상승한 이유는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에다 바닥을 치고 올라온 증시에 있다.
글로벌 증시 조정에도 여전히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브로커리지 수입이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대형사의 국내 부문 수수료 수익은 작년보다 2.4% 정도 줄어들지만 해외 부문 브로커리지는 15.4% 늘어나기 때문에 전체 브로커리지 수익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브로커리지 수수료율이 국내보다 약 3배 높기 때문에 국내 브로커리지 감소를 충분히 만회하는 것이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 따라 채권 매매평가이익이 늘어나면 운용수익도 증가하게 된다. 최근 회사채 AA- 3년물 금리가 3.17%대(1월 말)로 은행 대기업 대출금리(4.5%)보다 낮아 회사채 발행 수요가 많기 때문에 증권사의 DCM 수익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업종에 경기 침체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우려가 있는 것과 달리 증권 업종은 충당금 이슈가 작은 편이다. 반면 은행 업종은 대출기업의 워크아웃이 발생하면 충당금 적립으로 순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새 정부 들어 은행에 사회적 역할 강화를 주문하면 주주환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올해 금융당국이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신규 사업자를 선정할 것을 예고하면서 증권 업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중 갈등 완화 발언을 하며 이날 글로벌 증시가 또다시 반등하면서 증권주 주가는 탄력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1.57% 오른 2525.56에 장을 마쳐 관세분쟁이 격화되기 전인 4월 1일(2521.39) 수준으로 복귀했다.
다만 하락장에서도 많은 거래대금으로 인해 증권사 실적이 유지되는 것과 별개로 증권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돼 바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