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27,703원 vs 18,404원...더 벌어진 정규직·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최예빈 기자(yb12@mk.co.kr)

입력 : 2025.04.30 06:15:20
2024년 고용형태별 조사

근로자 1인 시간당 임금
정규직 11.7% 증가할때
비정규직은 4.7%에 그쳐


[사진 = 연합뉴스]


불황의 파고는 비정규직을 먼저 덮쳤다.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 혜택은 정규직이 더 많이 누렸다. 국내 노동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더 악화됐다는 평가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2024년 6월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의 시간당 임금 격차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지난해 6월 기준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시간당 임금 총액은 2만5156원으로 2023년 6월보다 10.0% 증가했다. 고용 형태별로 보면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2만7703원으로 전년 대비 11.7% 올랐다. 반면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1만8404원으로 정규직 임금 상승폭의 절반에 못미치는 4.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작년 6월 기준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정규직의 66.4%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전년보다 4.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08년 이 통계를 작성한 이후 전년 대비 가장 큰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 상대 수준은 2020년에 70%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에는 8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쳤다.

고용부는 지난해 고용 형태별 임금 격차 확대가 일시적이라고 설명했다. 시간당 임금총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전년 대비 월력상 근로일수가 2일 줄며 근로시간이 10.8시간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재훈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월급제와 연봉제가 대다수인 정규직은 근로일수가 감소하면서 시간당 임금총액이 더 많이 늘었으며 단시간 근로자 증가 등으로 인한 비정규직의 낮은 임금 상승률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인해 발생한 이중 구조가 불황 탓에 더 두드러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는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안 좋아졌다”며 “우리나라는 정규직에 대해선 해고가 어렵기 때문에 인력 조정의 부담이 전부 비정규직에게 전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근로자들이 나눠야 할 부담을 비정규직이 다 가져가니까 정규직과의 격차는 경기가 나빠질수록 더 커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업체 종사자 수도 상용근로자는 늘었지만 임시일용직에서 줄어들며 전체적으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3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2003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2004만명 대비 2000명(-0.0%) 감소했다. 지난 1월 사업체 종사자 수가 코로나19 이후 4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후 2월에 반짝 증가했다가 3월에 다시 줄어든 것이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는 2만3000명(0.1%) 증가했다. 그러나 임시·일용근로자와 기타종사자는 각각 1000명(-0.0%)과 2만4000명(-1.9%) 줄어들었다. 기타종사자는 주로 특수고용 노동자로 이뤄졌는데 불경기로 숙박·음식점업이 어려워지면서 고용이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산업별 종사자 감소 규모는 건설업, 도매·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건설업은 3월 한 달에만 10만명(-6.7%)이 줄었다. 김 과장은 “건설업과 숙박·음식점업 경기가 안 좋아 이 산업들의 종사자 수 감소가 전체 종사자 수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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