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절상압력' 예상에 대만달러 강세…당국, 진화 나서
총통 "미국과 협상서 환율 문제 언급되지 않을 것"
권수현
입력 : 2025.05.05 21:07:07
입력 : 2025.05.05 21:07:07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과 '상호관세' 협상 중인 대만 통화가치가 절상 기대 심리에 연이틀 기록적 강세를 보였다.
시장의 혼란이 커지자 대만 정부는 미국과 환율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수습에 나섰다.
5일 대만중앙통신(CNA)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 대비 대만 달러 환율은 장 중 한때 4% 이상 급락하며 29.5대만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달러 대비 환율 하락은 대만달러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이후 달러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장은 30.145대만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장 마감 기준으로 대만달러가 최근 2년 사이 가장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 2일에도 대만달러 가치는 3.07% 절상됐다.
이는 1993년 공식 통계 집계 시작 이후 30여년만에 최대 상승 폭이며, 당일 아시아 통화의 전반적 강세 속에도 단연 큰 폭의 절상을 기록했다고 CNA는 전했다.
대만달러는 최근 이틀 동안에만 가치가 8%가량 상승했는데, 그 배경에는 미국과 상호관세 협상 중인 대만 정부가 통화가치 상승을 용인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라고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분석했다.
대만이 관세에서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는 대가로 달러화 약세-대만달러 강세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는 추측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이에 외국 자본이 유입되고 대만 수출기업들은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대만통화 강세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대만 협상 대표단은 지난 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측과 1차 협상을 했다고 밝혔으나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만 금융업계 고위 임원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본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대만달러가 절상되고 있다.
핫머니(단기수익을 추구하는 투기성 자본)가 대만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중앙은행이 이를 허용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대만달러 가치 급등으로 대만에서는 이날 주요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락했으며 환전 수요가 몰리면서 여러 은행의 앱 접속이 중단되는 혼란이 빚어졌다.
이에 대만 당국은 미국과 환율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은 환율과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에 대만과 미국의 협상에서 환율 문제는 언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 경제 상황이 양호하다고 강조하면서 "악의적인 사람들에게 고의로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양진룽 대만 중앙은행 총재도 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은행은 대만과 미국 간 무역협상에 참여하지 않았고 양국 협상에서 환율이 논의되지도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 총재는 "(만약 환율이) 논의 주제였다면 (중앙은행에서) 참석했을 것"이라며 "지난 이틀간 비정상적인 상황이 여기서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중앙은행이 최근 며칠간 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inishmor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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