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저축銀 구조조정 속도…KBI그룹, 라온저축은행 인수나서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7.16 15:04:32
KBI국인산업, 라온 지분 60% 계약
대주주 심사 통과 땐 30% 추가인수
성사땐 금융업 포트폴리오 다시 채워


KBI그룹 KBI국인산업 구미사업장 전경 <사진=KBI그룹>


라온저축은행이 KBI그룹에 매각될 전망이다. 작년 말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라온저축은행의 매각이 급물살을 타면서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I그룹 계열사인 KBI국인산업은 최근 라온저축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BI국인산업이 라온저축은행 지분의 약 60%를 가져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마무리짓고 추가로 30% 가량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복안이다. KBI그룹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당초 라온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던 코스닥 상장사로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베셀은 인수 지분 규모를 낮춰 참여하기로 했다. 베셀은 최근 라온저축은행의 지분 7만6000주를 매입해 라온저축은행 지분의 9.5%를 가져가겠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베셀은 작년 8월 저축은행 지분 60%를 가져가겠다고 처음 밝혔으나, 올해 40%로 낮춘 뒤, 인수 규모를 10% 아래로 낮췄다.

베셀이 2022년부터 최근 3년 연속 100억원 넘게 적자를 기록하는 등 현재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회사의 현금흐름이 좋지 않아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별도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지분 규모를 10% 미만으로 낮춘 것으로 보인다.

라온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자산 규모는 1248억원으로 전체 저축은행 중에서 하위권에 놓인 소형저축은행이다. 2023년 43억원, 2024년 37억 적자를 각각 기록했고, 금융위로부터 작년 말 건전성 지표 악화를 이유로 경영개선권고 결정을 받았다.

KBI그룹은 섬유 제조업으로 출발한 기업으로 현재는 자동차 부품 사업, 전설, 부동산, 환경, 에너지,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그룹 계열사인 KBI국인산업은 폐기물 중간·최종처분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KBI그룹은 이번 저축은행 인수로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25년 만에 다시 갖추게됐다. 이전에는 전신인 갑을상사그룹은 갑을상호신용금고를 운영했으나, 2000년에 현재 MS저축은행이 흡수합병하면서 명맥이 끊겼다. 인수 주체인 KBI국인산업도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라온저축은행도 구미에 있는 점도 이번 거래의 배경으로 꼽힌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7.17 01:17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