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honey] 별 볼 일 있는 섬 이리오모테·다케토미

닮은 듯 다른 두 섬 속으로
임헌정

입력 : 2025.05.13 08:00:05
(이리오모테[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일본 오키나와현 야에야마 제도에 속하는 이리오모테섬과 다케토미섬은 얼마 전까지 오키나와 등을 꼭 거쳐야만 갈 수 있었던 곳으로, 접근성이 좋은 곳은 아니었다.




해 지는 츠키가하마 해변 [사진/임헌정 기자]

이젠 직항편이 생겨 인천에서 2시간 반이면 이들 섬의 관문인 이시가키 공항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이시가키 리토 터미널에서 배를 타면 이리오모테는 50여 분, 다케토미는 15분 내외면 도착할 수 있다.

오키나와 본섬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무차별적으로 파괴됐던 것과 달리, 이리오모테와 다케토미섬은 다행히도 전쟁의 포화를 비켜 갈 수 있었다.

이 두 섬은 오래전 류큐 왕국에 속했고, 17세기 일본의 침입을 받아 속국이 됐다가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에 편입됐다.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 27년간 미국의 통치를 받기도 했다.

일본 정부에 귀속된 것은 불과 50여 년 전이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과 오키나와보다도 대만에 더 가까운 지리적 요인 등으로, 본토인 혼슈와도 다른 자연과 풍습을 간직하고 있다.




우라우치가와 맹그로브 숲 [사진/임헌정 기자]

◇ '섬 전체가 세계유산' 이리오모테 동양의 '아마조니아'라고 불리는 이리오모테는 야에야마 제도에서 이시가키 본섬 다음으로 큰 섬으로, 면적의 90%가 울창한 정글과 원시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네스코는 2021년 이리오모테섬 전체와 오키나와섬 북부 등 일본의 섬들을 묶어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이 섬에서만 사는 이리오모테 삵을 비롯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며, 정글과 맹그로브숲 등 열대우림의 비경이 끝없이 펼쳐진다.




게타 폭포 [사진/임헌정 기자]

피나이사라 폭포, 마야구스쿠 폭포 등 이리오모테 주요 폭포에 닿을 수 있는 정글 트레킹을 통해 날것 그대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초심자에게는 게타 폭포 트레킹을 추천하는데, 코스 입구에서 왕복 한 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

일반적인 등산로나 산책로처럼 잘 닦여진 길이 아니라 제법 험한 코스이긴 하다.

아쿠아 슈즈와 방수 가방으로 중무장한 채 다듬어지지 않은 바위를 밟고 계곡의 물살을 오롯이 느껴야만 접근할 수 있다.

둥근 형태의 흰색 무늬를 가진 히카게헤고 등 이 지역에서 자라는 다양한 식물군을 관람할 수 있는 것도 재미 중 하나다.

운이 좋을 경우 이리오모테 삵을 만나볼 수도 있으나, 현지인도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동물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아야 한다.

일본 최대의 맹그로브 숲을 지닌 이리오모테에서는 카약을 타고 정글을 탐험하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우라우치가와에서 카약 즐기는 여행객 [사진/임헌정 기자]

우라우치가와 인근 맹그로브 숲이 유명한데, 구명조끼를 입고 2인 1조로 노를 저으며 신비한 숲을 누빌 수 있다.

에메랄드빛 바닷속 형형색색의 산호와 만타 가오리, 바다거북, 열대어 등도 만날 수 있는 스노클링도 빼놓을 수 없다.

수심이 깊지 않은 바다에서는 패들보드 등 액티비티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 '에코 투어리즘' 호시노 리조트 이리오모테 호텔 호시노 리조트 이리오모테 호텔은 섬 북쪽에 있어 우에하라 항에서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호시노 리조트 이리오모테 호텔 [사진/임헌정 기자]

바로 앞에 일몰 명소인 츠키가하마 해변이 있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때쯤 백사장에는 간이의자에 앉아 와인 한잔을 즐기며 석양을 보려는 여행객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호텔이 운영하는 액티비티를 이용할 경우 카약을 타고 해 질 무렵 석양에 붉게 물드는 바다 위에서 노를 저을 수 있다.

139개 객실을 갖춘 호텔은 전 객실 바다 방향 조망이 가능해 테라스에 앉아 석양과 밤하늘에 눈부시게 빛나는 별을 관람할 수 있다.

출렁이는 파도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하늘에서는 그야말로 별이 쏟아진다.




호텔 객실에서 바라본 바다 [사진/임헌정 기자]

'에코 투어리즘'을 지향하는 이 호텔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정글, 맹그로브 가이드 워크, 이리오모테 삵·세계유산 학교, 맹그로브 카약 투어, 정글 트레킹 등이다.

친환경 호텔을 추구하는 만큼 세탁실에서는 세제가 사용되지 않는다.

객실 안 냉장고 물도 생수가 아닌 다회용 용기에 담긴 물을 제공한다.

지역과 어우러진 호텔인 만큼 투숙객들은 주변 음식점 예약도 호텔을 통해 가능하고, 걸어서 이동하기 힘든 음식점에는 호텔이 제공하는 교통편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 '인구 300여명의 작은 섬' 다케토미 이리오모테 남단 오하라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40여 분 이동하면 다케토미섬에 도착할 수 있다.

인구도 더 많고 크기도 더 큰 이리오모테가 오히려 더 조용한 편이고, 이시가키섬에서 10여 분 이동할 수 있는 다케토미섬은 접근성이 좋아 오히려 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느낌이다.

섬 전체가 오르막이 거의 없어 자전거로 돌아보기 좋은데, 곳곳에 대여소가 있고 이용요금은 두 시간에 1천엔 정도로 비싼 편은 아니다.

크기도 작지만 섬 가운데 마을을 중심으로 길이 나 있어 자전거로 이동하며 곳곳을 느껴보기에 충분하다.




자동나무 가로수길 자전거 타는 여행객 [사진/임헌정 기자]

도로 주변에는 가로수로 심어진 붉은색 자동나무 꽃이 만개해 단연 눈길을 끌었다.

다케토미섬 중앙에는 전망대로 쓰였던 나고미의 탑이 자리 잡고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보존상의 이유로 전망대 위로 올라갈 수는 없다.

폭이 그리 넓지 않은 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물소가 끄는 달구지도 쉽게 구경할 수 있다.

가이지 해변에서는 여행객들이 백사장에 쭈그려 앉아 손바닥에 모래를 한 움큼 올려 무언가를 찾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해변에서 볼 수 있는 별 모양의 모래를 찾는 모습이다.




가이지 해변에서 별 모래 찾는 여행객 [사진/임헌정 기자]

산호가 별 모양으로 부서져 모서리가 날카로운 모래는 정말 신비롭다.

이곳에서는 별 모양의 모래를 기념품으로도 팔고 있었다.

가이지 해변 못지않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곤도이 해변이다.

이곳에서는 시간제한이 있지만 물에 들어가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 '지역과의 공존' 호시노야 다케토미섬 다케토미에는 붉은색 기와 가운데 오키나와의 수호 동물인 '시사'가 자리한 마을 가옥을 빼닮은 단층 짜리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호시노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럭셔리 브랜드 '호시노야'다.




객실 야경 [사진/임헌정 기자]

호시노야는 48개의 독채로 이뤄져 있는데, 윤타쿠 라운지에서는 오키나와 전통 술인 아와모리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오키나와 전통 악기인 산신 연주자가 공연하는 모습도 관람할 수 있다.

또 베틀 짜기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이곳의 전통을 지켜 나가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타원형으로 이뤄진 수영장은 무척 아름다운데, 24시간 따뜻한 물로 데워지는 이곳에서 따사로운 수영과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




호시노야 수영장 [사진/임헌정 기자]

가이지 해변에서는 돛단배를 볼 수 있는데 호시노야에서 운영하는 선셋 프라이빗 사바니 투어에 쓰이는 배다.

오로지 바람과 뱃사공의 노에 의지해 바다를 누비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바다 한가운데 모래 언덕에도 가볼 수 있는 이색 체험도 할 수 있다.

kan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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