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쓸어담는 기업들…보유량 18% 쑥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입력 : 2025.07.06 17:15:08 I 수정 : 2025.07.06 19:42:26
상장사 석달새 13만개 매입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가속화
스트레티지처럼 공격적 비축
현물ETF 발행사보다 많이 사
매입전략이 주가에도 긍정적
보유량5위 日기업 올 335%↑






비트코인시장에서 상장사들의 매수세가 3분기 연속 상장지수펀드(ETF)를 앞지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친(親)가상화폐 정책 기대 속에 기업들이 '스트레티지식 전략'을 재무 기조로 삼으며 비트코인 보유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이끄는 스트레티지는 본래 소프트웨어 회사 마이크로스트레티지에서 출발했지만 작년에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비트코인 전략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6일 비트코인 트레저리스 등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주요 상장사들은 약 13만130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해 보유량이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의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율은 8%(약 11만1400개)에 그쳤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에코이노메트릭스의 닉 마리 리서치 총괄은 "ETF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기관과 달리 상장사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비트코인 매입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은 가격 변동보다는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보유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ETF에 담긴 비트코인이 상장사가 보유한 양보다 많다. 상장사들은 추격자 입장이다. 2024년 1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시장을 주도해왔고 이런 흐름 역시 지속되고 있다. 현재 ETF는 약 140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해 전체 발행량(2100만개)의 6.8%를 차지한다. 반면 상장사들은 약 85만5000개(4%)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가상화폐 업계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비트코인 준비금 도입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비트코인의 제도권 안착에 힘을 실었다. ETF가 상장사보다 비트코인 매입량을 앞섰던 마지막 시기는 트럼프의 재선이 확정되기 이전인 2024년 3분기다.

올해 2분기에는 게임스톱이 이사회 승인 후 비트코인을 재무준비금으로 매입하기 시작했고, 킨들리MD는 비트코인 투자사 나카모토와 합병했다. 투자자 앤서니 폼플리아노가 이끄는 프로캡(ProCap)도 비트코인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모두 스트레티지의 '비트코인 재무 전략'을 추종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트코인 재무 전략의 원조 격인 스트레티지는 현재 약 59만70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해 전 세계 상장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스트레티지는 2023년부터 비트코인 비축을 꾸준히 진행해 평균 매입단가도 7만681달러로 다른 기업에 비해 낮다. 그 뒤를 비트코인 채굴 업체 마라홀딩스(약 5만개)가 잇고 있다.

상위 10개사 중 5위 일본의 메타플래닛(1만3350개), 9위 캐나다의 허트8마이닝(1만273개)만이 비미국 기업들이다. 특히 메타플래닛은 3개월 만에 보유량을 4배 가까이 늘리면서 순위가 급상승했다. 이 회사는 2027년까지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의 1%인 21만개를 보유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비트코인 매입 전략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스트레티지, 메타플래닛은 올해 들어 주가가 각각 39.49%, 335.24% 올랐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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