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구석기 인류 2만년 전부터 고래 뼈로 투창 촉 등 제작"

佛 연구팀 "대서양 연안 유적지 뼈 도구 재료, 항유고래 등 5종 확인"
이주영

입력 : 2025.05.28 05:00:01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인류가 고래의 뼈로 투창 족 등 도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후기 구석기 시대인 2만년 전부터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귀신고래 뼈로 만든 1만8천~1만7천500년 전 투창 촉
프랑스 랑드 지역의 듀루티 선사 유적지에서 발견된 1만8천~1만7천500년 전의 귀신고래(gray whale) 뼈 투창 촉.[Alexandre Lefebvre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툴루즈 장 조레스 대학 장-마르크 페티용 박사팀은 28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서유럽 해안 선사 유적지에서 발굴된 고래 뼈의 연대와 종류를 분석한 결과 고래 뼈로 도구를 만들기 시작한 시기는 2만~1만9천년 전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인류가 고래 뼈를 도구로 사용한 증거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최소 다섯 종의 대형 고래 뼈가 도구 제작에 사용됐다며 이 연구는 초기 인류의 고래 활용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고 고대의 고래 생태 한 단면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해안 지역에 살던 고대 인류는 고래를 자원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선사시대 해안 유적지는 취약하고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당시 인간과 해양 포유류 간 상호작용을 재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프랑스 서부 비스케이만 주변의 후기 구석기 시대(마들렌 문화기) 유적지에서 발굴된 83점의 뼈 도구와 스페인 산타 카탈리나 동굴 유적지에서 수집된 미가공 뼈 90점을 질량분석법과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뼈의 출처와 연대 등을 분석했다.



비스케이만 주변 선사 유적지에서 발굴된 뼈 도구 83점
프랑스 서부 비스케이만 주변의 후기 구석기 시대(마들렌 문화기) 유적지에서 발굴된 83점의 뼈 도구.왼쪽은 어떤 동물의 뼈로만든 것인지 나타낸 그래프.오른쪽은 고래 뼈로 만든 도구 예.1.향유고래(sperm whale), 2.흰긴수염고래(blue whale) 뼈 투창 촉, 3.참고래(fin whale) 뼈 투 창족, 4.향유고래(sperm whale) 뼈 창 이음부, 5.귀신고래(gray whale) 뼈 투창 촉, 6.향유고래(sperm whale) 뼈 도구.[Nature Communications, Jean-Marc Pétillon et al.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도구 제작에는 향유고래(sperm whales)와 참고래(fin whale), 흰긴수염고래(blue whale), 귀신고래(right whale), 북극고래(bowhead whale) 등 최소 5종의 대형 고래 뼈가 사용됐고 가장 오래된 것은 2만~1만9천년 전 것으로 밝혀졌다.

고래 뼈는 후기 구석기 시대에 해당하는 1만4천년 전까지 도구로 제작됐으며, 1만7천500~1만6천년 전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구 제작에 사용된 고래 5종은 현재도 비스케이만에서 발견되며, 이밖에 현재 대부분 북태평양과 북극해에 서식하는 혹돌고래(grey whale) 유해도 확인됐다.

또 도구 뼈에 포함된 탄소 동위원소와 질소 동위원소 등 화학적 데이터 분석 결과 이 고래들의 먹이 습성이 현재 살아 있는 종들과는 약간 달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그사이에 고래들에게 행동적, 환경적 변화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도구 재료 등으로 확인된 고래의 다양성과 시간적 분포는 이전에는 이 지역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후기 구석기 말기 비스케이만의 해양 및 해안 생태계가 매우 풍부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 결과는 이 지역이 당시 인간 정착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었다는 점과 인류가 고래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보여줄 뿐 아니라 지난 2만년 동안 일어난 고래 생태계의 변화에 대해서도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Jean-Marc Pétillon et al., 'Late Paleolithic whale bone tools reveal human and whale ecology in the Bay of Biscay',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59486-8 scitech@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5.29 09:14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