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피' 기대감에 … 방망이 길게 잡는 개미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6.10 17:43:58 I 수정 : 2025.06.10 19:28:47
李정부 들어 국장 낙관론 부상
코스피 추세적 상승 전망 탄력
초단타 빚투인 미수거래 줄고
투자호흡 긴 신용거래액 늘어
"실적시즌 되면 조정"신중론도






새 정부가 출범하며 국내 증시를 향한 낙관론이 부상하면서 개미들이 투자 호흡을 길게 늘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만기 3거래일의 '초단타 빚투'인 미수거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만기가 일반적으로 180일 수준인 신용거래융자로 향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9139억원이었던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는 이달 9일 882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주저앉은 증시가 차츰 회복하던 지난 4월 25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9500억원대까지 치솟는 등 올해 일평균 9000억원이 넘던 미수거래 규모가 최근 들어 9000억원 밑으로 내려가면서 잠잠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만기가 3거래일인 단기융자 미수거래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다. 통상적으로 3거래일 안에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미수거래에 나선다. 만기 안에 미수금을 갚지 않으면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한다. 최근 증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미수거래 열기가 잠잠해진 기간에 반대매매 규모도 올해 평균치보다 낮았다.

대신 투자자들은 호흡이 한층 긴 신용거래 비중을 늘렸다.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지난달 29일 18조3410억원에서 이달 9일 18조5330억원으로 1920억원 증가했다. 지난 5일에는 신용융자잔액이 18조553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올해 최고치에 이르기도 했다. 올해 초 15조원 수준이던 신용융자 규모는 최근 들어 3조원 넘게 증가했다.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서는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도 레버리지 없이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은 연일 사들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새 정부가 증시 부양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국장'을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연일 한국 주식을 사들이면서 시장을 주도한 것도 큰 몫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증권사까지 한국 증시를 향한 눈높이를 올리며 개인투자자의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높이며 코스피 목표치를 2900에서 31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근래의 코스피 상승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초단타'를 줄였다"며 "국내 증권사들도 지수 밴드 상단을 올리려고 하는 분위기 속에서 레버리지 투자도 긴 호흡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 정책을 향한 기대가 증시를 이끌어온 만큼 2분기 실적 시즌부터 조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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