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전국 집값 상승률 격차가 70%포인트에 육박하면서 국내 집값 양극화가 주요 국가와 비교해 가장 두드러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수도권 주택가격이 오르는 원인으로 기대심리를 꼽으며 "구체적인 주택 공급안이 수도권 지역에서는 더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18일 발표한 '주택 시장 양극화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과 전국 주택가격 상승폭 격차는 69.4%포인트에 달했다. 중국(49.8%포인트) 일본(28.1%포인트) 캐나다(24.5%포인트) 등 주요국을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주택가격 양극화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제력 차이 확대, 수도권 인구 집중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과거 주택 경기 부양 정책이 맞물리면서 심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수도권 비중은 2015년을 기점으로 비수도권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53%까지 커졌다. 수도권으로 경제력의 대부분이 몰리다 보니 부동산 가격 격차도 커진 것이다. 집값 양극화에 따라 주거비 부담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 3월 기준 서울의 체감 자가 주거비 수준은 229만원이었지만, 비수도권인 경북과 전남은 각각 51만원, 49만원이었다.
이 총재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대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공급에 대한 불안이 있고 소위 '믿지 못하겠다'는 상황"이라며 근본적인 장단기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으로 젊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유인을 어떻게 낮출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한은은 경기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겠지만, 과도하게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기대심리를 증폭시키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