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긴급 현안질의 후 시장 답변은 '듣지 않겠다' 논란
세종시장 '입틀막' 항의…도심 데이터센터 투자유치 관련 입장차
양영석
입력 : 2025.06.23 18:10:25
입력 : 2025.06.23 18:10:25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세종시의원이 긴급 현안질의 후 다른 입장을 피력한 시장의 답변을 듣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 뒷말이 나오고 있다.
23일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이순열 의원은 이날 열린 제98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 앞서 긴급 현안질의를 통해 도심 상가건물에 들어설 대규모 데이터센터 설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민간 업체인 오케스트로 클라우드가 어진동 세종파이낸스센터 2차 건물을 매입, 2027년까지 지하 3층·지상 4층 규모 데이터센터와 업무공간 등을 조성하기로 했는데, 이 의원이 해당 시설의 안전성 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의원은 "주민 동의 없이 고전력 시설(데이터센터)을 들이밀고 기업 유치만 내세우는 것은 시민 건강권보다 경제 논리만 우선한 무책임한 행정일 뿐"이라며 "시설 착공 전에 충분한 검토와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달라.
시장님께 재검토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질문했다.
최민호 시장은 데이터센터가 현 정부 들어 차세대 국가 SOC 시설로 규정된 사실을 설명하면서 위험성이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고, 행정의 일관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재검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가 보충 질의에 나선 이 의원은 최 시장과 집행부를 향해 "섣부른 성과 홍보에만 매몰된 밀실·부실 행정이다.
누구를 위한 행정이냐"고 직격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문제는 이 의원이 발언대를 내려온 후 벌어졌다.
의사진행에 나선 임채성 시의장이 "질의에 대한 답변을 듣겠냐"는 질문에 이 의원이 "듣지 않겠다"고 하면서 최 시장에게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추가 질문에 답변하지 못하게 입을 틀어막는 것이 합당하냐'는 취지로 항의한 끝에 추가 답변 기회를 얻은 최 시장은 이 의원에게 매우 유감스럽다고 받아쳤다.
다시 한번 추가 질의에 나선 이 의원은 집행부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다.
두 번째 추가 질의를 마친 후에도 '답변을 듣지 않겠다'는 최 시장에게 추가 답변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현안 질의가 끝났다.
임 의장은 의회 규칙에 따른 진행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정리 발언을 해달라고 하면 되는데 시의장이 '답변을 듣겠냐'고 물어 조금 당황하긴 했다"며 "그 자리에서 비생산적인 논쟁이 이어질 것 같아서 중간에 멈췄다"고 말했다.
집행부 내에선 의회가 동등한 발언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집행부는 시정질문 관련 시의회 규칙상 일괄 질문·답변 후 이어진 추가 질문이 1문 1답 형식으로 이어지면 의원 질문과 집행부 답변이 교대로 균등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집행부 한 관계자는 "서로 의견을 말하고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시정질의 질의응답 규정에 있는데 세종시의회는 아직 그런 문화가 자리 잡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youngs@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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