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함부로 하다가 다 죽을 판”...출혈경쟁하다 벼랑 끝 선 中전기차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6.23 23:09:26
입력 : 2025.06.23 23:09:26
BYD 주가 한달새 20% 가까운 하락
지리차, 샤오펑, 니오도 하락세
공격적 가격 인하가 출혈경쟁 유발
中 당국 칼 빼들었지만 부진 장기화
중학개미는 전기차株 ‘팔자’ 전환
지리차, 샤오펑, 니오도 하락세
공격적 가격 인하가 출혈경쟁 유발
中 당국 칼 빼들었지만 부진 장기화
중학개미는 전기차株 ‘팔자’ 전환

BYD와 지리차 주가가 최근 한 달 새 20%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량과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수급 불균형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업체들의 출혈 경쟁이 이어지자 중국 정부가 칼을 빼들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중국 최대의 전기차 기업인 BYD는 이날 오후 3시 45분 기준 125.8홍콩달러에 거래됐다. 한 달 전 155.07홍콩달러보다 18.88% 하락했다.
중국 시장 점유율 2위인 지리차는 같은 기간 주가가 19.31% 하락했다. 샤오펑(-5.96%)과 니오(-11.31%) 주가도 하락세다.
중국 전기차 관련주는 ‘대장주’ BYD가 대규모 가격 인하를 단행한 이후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달 23일 BYD는 자국 내에서 판매하는 22개 차종에 대해 최대 5만3000위안(약 1019만원)을 인하하는 가격 할인 정책을 발표했다.
테슬라 ‘모델3’와 경쟁하는 ‘씨라이언7’은 가격이 15만5800위안(약 2994만원)에서 10만2800위안(약 1975만원)으로 34% 낮아졌다.
경쟁사인 BYD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자 지리차(최대 18%)와 체리자동차(최대 47%), 창안자동차(최대 10.5%) 등도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했다.
이들 기업은 과도한 할인이 ‘제 살 깎아먹기’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과잉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박리다매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내수 부양 조치가 없을 경우 민간 수요가 흔들리는 중국 시장의 한계가 지적된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중국 주택 시장과 닮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경환 하나증권 중국증시 연구원은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과 주택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박리다매의 한계’가 반복되고 있다”며 “P(Price·가격)와 Q(Quantity·판매량)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출혈 경쟁이 이어지자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제2의 헝다그룹’ 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웨이줸진 창청자동차 회장은 “22만위안(약 4230만원)이던 차 가격이 몇 년 만에 12만위안(약 2310만원)까지 떨어졌다”며 “중국 자동차 산업에는 이미 ‘헝다 위기’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가격 인하 경쟁은 완화 양상을 띠고 있다.
스텔라 리 BYD 수석 부사장은 지난 1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가격 인하 경쟁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이달 초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BYD 등 주요 전기차 기업 대표들을 베이징으로 불러 모아 과도한 가격 경쟁을 단속하겠다며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후 BYD 등 17개 중국 완성차 기업들이 협력 업체 대금 지급 기일을 기존 120~205일에서 60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급일이 기존의 3분의 1로 단축돼 현금 흐름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은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는 업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 전기차주의 투자심리가 악화되자 중학개미들은 관련주 투매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중학개미들은 홍콩증시에서 지난 20일 기준 최근 한 달 새 BYD를 2039만달러(약 282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전달 대비 1531만달러(약 211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중학개미는 전기차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샤오미를 같은 기간 2437만달러(약 337억원) 순매도했다. 샤오펑(196만달러)과 지리차(126만달러)에 대해서도 매도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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