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은 선방했다던데…올해 韓 수출액 확 줄어든 이유는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5.06.24 06:16:51
무역협회 상반기 수출입 평가
수출액 2177억弗, 0.8% 감소
미일중 각 5.1% 6.0% 6.4%↑

“韓, 對美 주력 품목 집중돼 감소”
美 관세에 올 수출액 2.2% 줄듯


경기 평택시 평택항 기아차 전용부두에 수출 차량들이 선적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올해 한국의 수출 실적이 중국, 일본 등 주요 수출국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4월을 기준으로 주요국들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수출 증가세를 보인 반면 한국은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세계 6위였던 한국의 수출 순위는 올해 7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23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4월 한국의 대세계 수출액은 217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세계 10대 수출국 중 수출이 감소한 국가는 독일·한국뿐이었다.

세계 무역전쟁의 최일선에 서 있는 중국과 미국의 수출액은 나란히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1~4월 중국의 대세계 수출액은 1조169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 증가했고, 미국도 5.1% 증가한 7124억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일본 역시 6.0% 늘어난 2405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올해 미국의 수입 감소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반도체 등 한국의 대미 주력 품목에 집중된 결과”라며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소폭 감소했으나, 멕시코·캐나다·베트남 등 경유국을 통한 중국의 우회 수출을 고려하면 미국 수입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한국의 수출액이 앞으로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올 1분기까지만 해도 세계 수출 물량은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에 대비한 재고 비축 수요로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5월부터는 한국의 수출 물량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다. 특히 금속 가공 제품(-11.0%), 전기 장비(-7.8%), 운송장비(-5.7%) 등 품목에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수출 물량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호조세를 기록하고 있는 ‘반도체 착시’를 걷어내면 수출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의 1~5월 누적 수출액은 0.9% 감소에 머물렀지만 반도체 수출 실적을 제외하면 3.8%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승환 기자]


13대 주력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11.4%), 컴퓨터(11.9%), 무선통신 기기(10.7%) 등 3개 정보기술(IT) 품목과 선박(12.1%)을 제외하고 나머지 9개 품목에서 수출 감소세가 나타났다. 석유 제품은 1~5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1.5% 줄었고, 석유화학은 10.6% 감소했다. 미국의 품목별 관세 대상 제품인 철강(-5.6%), 자동차(-2.5%), 자동차 부품(-6.1%), 가전(-9.7%) 등도 나란히 수출액이 감소하며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우리나라 수출액은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우리나라 수출액은 38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무역협회는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하고, 올해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 줄어들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자동차, 일반 기계, 철강 등 대부분 주력 품목에서 미국발 관세 영향이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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