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물에 매료된 프랑스 라 리스트...“시상식 만찬에 나물 쓸것”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입력 : 2025.06.25 06:00:00
스테파니 김 ‘라 리스트’ 디렉터 인터뷰
佛 미식 가이드북 라 리스트 창립 멤버
“10월 갈라 디너때 나물 적극 활용할것”
“나물은 글로벌 트렌드에 딱 맞는 식재료”
“고화순 나물명인과 콜라보에 큰 기대”


라 리스트의 스테파니 김 인터내셔널 디렉터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프랑스만큼 음식에 진심인 나라가 있을까. 프랑스에는 대표적인 레스토랑 평가 안내서인 ‘미쉐린 가이드’ 이외에 ‘라 리스트(LA LISTE)’도 있다. 라 리스트 역시 미쉐린 가이드와 마찬가지로 미식 가이드북이지만 레스토랑을 평가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

미쉐린 가이드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로 별점을 매기지만 라 리스트는 전세계 주요 신문과 잡지, 사이트 등 1000개 이상의 출처에 달린 리뷰와 댓글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0~100점의 점수를 매기고, 이에 기반해 세계 1000대 레스토랑을 발표한다.

라 리스트의 스테파니 김 인터내셔널 디렉터(앞줄 왼쪽 네번째)가 작년 10월 21일 주한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열린 ‘제2회 라 리스트 한국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라 리스트>


라 리스트가 2015년 처음 출범할 때부터 설립 멤버로 참여한 스테파니 김 라 리스트 인터내셔널 디렉터(International Director)가 최근 한국을 방문한 기회에 만났다. 라 리스트가 오는 10월 27일 국내에서 개최하는 ‘라 리스트 2026 한국 시상식’에서 우리나라 전통 식재료인 나물을 활용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 시상식은 라 리스트 10주년을 기념해 갈라 디너 시상식으로 열린다.

이 행사 내용에 대해 스테파니 김 디렉터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글로벌 1000대 레스토랑에 포함된 한국 식당에 대해 시상을 한다”고 말했다. 작년 행사 때는 글로벌 1000대 레스토랑에 한국 식당 35곳이 포함됐다. 그 중 밍글스와 라연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라 리스트의 스테파니 김 인터내셔널 디렉터(오른쪽)가 한국 유일의 나물 명인인 고화순 하늘농가 대표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은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로는 처음으로 갈라 만찬 형식으로 진행된다. 동시에 만찬 전 리셉션에 사용할 핑거푸드와 만찬 요리에 나물을 주요 식재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라 리스트는 한국 유일의 나물 명인인 고화순 하늘농가 대표와 협업하기로 했다. 고 대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대한민국식품명인 제90호로 지정된 나물 전문가다.

김 디렉터는 “한국에서 열리는 10주년 행사이니 만큼 가장 한국적인 식재료를 요리에 활용하고자 했다”며 “나물은 한국 고유의 식재료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미식가들로부터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물은 건강과 다이어트를 추구하는 세계인들의 음식 트렌드에 딱 맞는 식재료일 뿐만 아니라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며 “프랑스인들만 해도 채소를 좋아하지만 샐러드로만 먹기 때문에 단조로울 수밖에 없는 반면 나물은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라 리스트의 스테파니 김 인터내셔널 디렉터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디렉터는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에 비빔밥이 단골로 꼽히는 이유도 바로 나물이라는 식재료가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며 “나물은 다른 서양 음식과도 잘 어울리게 요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물은 말렸다가 물에 불린 뒤 데쳐 먹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채소이면서도 보관성이 좋은 것이 강점”이라며 “나물 특유의 조리법이 해외 셰프나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해외에서 학교를 다닌 김 디렉터는 스위스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주로 일본과 프랑스에서 일을 했다. 일본 근무 시절 인연을 맺은 필립 포르 전 프랑스관광청 회장의 요청으로 라 리스트 설립에 참여했다. 포르 전 회장은 프랑스 종신 대사 직함을 받은 외교관 출신으로 미식에 대한 깊은 관심을 기반으로 라 리스트를 설립하면서 글로벌 감각이 뛰어난 김 디렉터를 창립 멤버로 끌어들였다. 김 디렉터는 “프랑스와 한국은 물론 다른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중동 국가들에서의 라 리스트 확장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6.25 11:34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