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법 덕에…케이던스·시놉시스 연일 화색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3.28 17:50:51 I 수정 : 2023.03.28 21:37:30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에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공급
美 정부 지원에 수익개선 기대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미국의 반도체 설계 부문 주권을 책임지고 있는 해당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발전으로 향후 실적도 긍정적으로 점쳐지면서 주가가 안정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즈는 올해 들어 주가가 28% 상승했다. 케이던스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인 'EDA'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EDA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회로 설계와 오류 검증 작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찬가지로 EDA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놉시스도 올해 들어 주가가 17% 상승했다.

두 기업은 미국이 자국 중심의 '칩스법'을 강행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제조 부문에서는 동아시아 지역에 비해 글로벌 점유율이 떨어지지만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과 지식재산권(IP)을 갖고 있어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은 생산에 필수적인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과 제조 관련 핵심 IP를 독과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략적 중요도 외 실적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AI 등 기술의 발달로 연산 능력과 전력 효율이 좋은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설계 시스템도 쓰임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케이던스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반도체법에 따라 향후 연 1억달러 국제기술안보혁신기금 활용 방안을 수립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상승했다"며 "지난 2월 실적 발표에서 4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예상치를 상회한 것도 최근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G, 하이퍼스케일링 컴퓨팅, AI,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관련된 기술이 발전하면서 반도체 설계 수요를 견인하고 있어 실적에 좋은 효과를 주고 있다"며 "반도체 회로와 인쇄회로기판(PCB) 레이아웃의 미세화에 따라 소프트웨어 툴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기 때문에 반도체 미세공정 트렌드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공급망의 지리적 위치에서도 두 기업이 자유롭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증착·식각 공정에서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반도체 장비 기업들을 보유해 이들 역시 반도체법으로 인한 실적 증대가 기대된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24.4%, 31%의 중국 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어 실적이 일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 내 반도체 투자를 제한하고 첨단 생산시설의 반입을 금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놉시스는 중국 매출 비중이 17.6%, 케이던스는 14.6%로 상대적으로 낮고 미국 내 매출 비중은 각각 43.1%, 44.3%로 높아 지정학적 우려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중국 내 반도체 투자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중국 매출 비중이 큰 기업들의 단기 중국 매출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반도체 장비, 디자인, 소재 기업 중에서도 중국 매출 비중이 작은 기업의 향후 실적 흐름은 상대적으로 견조 또는 우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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