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25개월 연속 흑자지만…한은 "미국 관세 영향 시작"(종합)

101.4억달러 흑자·5월기준 역대 3위…유가하락 등에 수입 7.2%↓ 수출 4개월만에 감소 전환…'美 품목관세 대상' 철강·승용차 등 고전 "협상 불확실성 있지만 하반기 자동차 등 관세 영향 더 뚜렷해질 것"
한지훈

입력 : 2025.07.04 09:47:39 I 수정 : 2025.07.04 10:02:02


5월 경상수지 101.4억달러…수입감소 등에 25개월 연속 흑자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2025.7.1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기자 = 국제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수입 감소와 배당 소득 증가에 힘입어 지난 5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철강·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넉 달 만에 감소하는 등 점차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101억4천만달러(약 13조8천3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25개월째 흑자일 뿐 아니라 흑자 규모도 직전 4월(57억달러)이나 작년 5월(90억9천만달러)을 웃돌았다.

5월 기준으로는 2021년(113억1천만달러)과 2016년(104억9천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흑자 폭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351억1천만달러)는 작년 같은 기간(270억6천만달러)보다 80억5천만달러 많은 상태다.

월별 경상수지 추이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항목별로는 5월 상품수지 흑자(106억6천만달러)가 전월(89억9천만달러)보다 17억달러 가까이 불었다.

지난해 5월(88억2천만달러)보다도 18억달러 이상 많다.

수출(569억3천만달러)은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품목의 호조에도 불구, 자동차·철강·석유제품 등 비IT 품목의 감소로 작년 5월보다 2.8% 줄었다.

4개월 만의 감소 전환으로, 미국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0.6%)·의약품(12.2%)·컴퓨터주변기기(5.3%) 등이 늘고, 석유제품(-20%)·철강(-9.6%)·승용차(-5.6%)는 줄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8.2%)·EU(4.0%)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일본(-9.0%)·미국(-8.1%)·중국(-8.4%)에서 고전했다.

수입(462억7천만달러)은 7.2%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31.6%)·석유제품(-30.0%)·원유(-14.0%) 등 원자재 수입이 13.7% 줄었지만, 수송장비(46.8%)·반도체제조장비(26.1%)·정보통신기기(16.5%) 등 자본재는 4.9% 늘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수출과 수입 감소는 통상 환경이나 유가 하락 등 대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며 "불황형 흑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품목 관세 대상인 자동차와 철강 중심으로 미국 관세 영향 나타나고 있다"며 "관세 유예 이후 협상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지만, 관세 인상분의 판매가격 전가 등이 시작되면서 하반기에 자동차 수출 등에서 관세 영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전체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2.1%, 철강 수출이 3.2% 각각 감소했는데, 대미 자동차 수출은 16.4%, 대미 철강 수출은 4.3%로 더 크게 줄었다고 송 부장은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따른 영향에 대해선 "유가가 상승했다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 기간이 불과 보름 정도여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비스수지는 22억8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28억3천만달러)과 비교해 줄었지만, 작년 같은 달(-12억2천만달러)보다는 커졌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9억5천만달러)의 경우 5월 연휴 중 해외 여행객 증가로 적자가 4월(-5억달러)보다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는 4월 1억9천만달러 적자에서 5월 21억5천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4월 외국인 대상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계절적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5월 중 67억1천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1억3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3억2천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100억9천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 역시 채권 위주로 122억7천만달러 불었다.

shk999@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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