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플로우] 美 주식 순매수 전환…韓 투자자예탁금은 주춤

美 증시 불확실성 국면 단축 기대·트럼프 가상화폐 법안에 투자심리 호전국내선 '빚투' 자금 20조원대 유지…CMA·MMF는 한 주 새 증가
김태균

입력 : 2025.07.05 08:00:02


미국 주식 시장 모습 [자료 화면]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순매도 경향이 컸던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가 간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들고, 암호화폐 제도화가 본격화하며 투자 심리가 좋아진 여파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의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최근 호황 덕에 이번 주중 70조원 고점을 찍은 뒤 다시 60조원대로 돌아왔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주(6월27일∼7월3일) 사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1억9천800만달러(약 1조6천344억원)로 집계됐다.

국내 미국 주식의 주간 거래액은 지난 달 초(6월6일∼6월12일) 6천100만달러 순매수액을 기록했다가 이후 두 주 연속 1억3천만 달러와 4억9천만달러대의 순매도액을 기록한 바 있다.

종전 순매도 흐름은 미국 증시가 불확실성 여파로 '박스권' 행보가 계속되고 환차손 압박이 심해지며 미국 주식을 팔고 중국·유럽 등지로 자산을 다변화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물가·고용 등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 지표가 나쁘지 않은 데다, 최근 미 의회에서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실물 돈에 연동된 암호화폐)을 합법화하는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되면서 디지털 자산과 관련한 호황에 대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많은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의 조연주 연구원은 "2019년 트럼프 1기 때의 중국 관세 갈등 때도 미국 증시는 부침이 많았지만, 지수 저점이 계속 높아졌다.

트럼프 2기 때는 이런 학습 효과로 불확실 국면이 더 단축될 것으로 보이며 시장이 흔들릴 때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보는 경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의 허재환 연구원은 "지니어스 법안은 가상화폐 생태계의 법제화 출발점으로서 그 파급력이 다방면으로 크다.

미국 증시가 지난 2월 고점을 찍고 주춤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젠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가상자산과 관련한 이번 진전이 미국 시장에 대한 수요와 관심을 대거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고 짚었다.

최근 한 주 사이 가장 순매수가 많았던 미국 종목은 테슬라 종목을 2배로 증폭해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인 '디렉션 테슬라 불 2X 쉐어즈'로 주간 순매수액이 4억5천200만달러에 달했다.

방산 AI 기업인 '팔란티어'(2억2천400만달러)와 유명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1억6천200만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한국 증시 호황에 힘입어 지난 1일 70조4천132억원 고점을 찍었다가 3일에는 66조2천851억원으로 내려왔다.

증시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인 '빚투'(빚을 내 투자하기) 자금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최근 한 주(6월27일∼7월3일) 사이 20조6천830억원에서 20조7천79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신용거래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 투자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대표적인 파킹자금인 CMA(자산관리계좌) 잔고는 최근 한 주 동안 86조5천701억원에서 89조4천296억원으로 늘었다.

다른 파킹자금인 MMF(머니마켓펀드)는 3일 잔고가 22조870억원으로, 같은 기간 9조301억원이 불어났다.

t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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