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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확정으로 10년 넘게 이어진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에 다시금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인적 분할을 앞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이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028260] 간 합병 과정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가 제기된 이후 10년 가까이 이어진 사법 리스크는 삼성의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17일 대법원의 감찰 상고 기각으로 장기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 족쇄가 풀리면서 삼성의 차세대 바이오산업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은 2020년 '뉴 삼성' 전략의 일환으로 바이오를 반도체·AI와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2022년에는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천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하며 바이오 육성을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짓는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선두 주자로 도약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사업 시작 10년 만인 2022년 10월 4공장 준공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총 42만ℓ 확보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했고 올해 4월 5공장 가동으로 생산능력을 78만4천ℓ까지 늘렸다.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미국 1, 2위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대해 프라이빗 라벨(PL) 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업계에서 한 제품으로 미국 PBM의 PL을 2개 이상 계약한 곳은 에피스가 처음이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투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분할을 계기로 대대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단순·인적분할을 통해 오는 10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신설 회사를 자회사로 둔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출범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내 신규 투자를 맡아 온 사업 부문이 분할되는 만큼 바이오의약품 R&D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계 1위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종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확보라는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개발 플랫폼 구축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차세대 기술 분야 발굴,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순수 CDMO 회사가 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포트폴리오 다각화·글로벌 거점 확대'의 3대축 성장 전략을 토대로 CDMO 역량 강화와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사전충전형 주사기(PFS)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고 한 만큼 활기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바이오 투자에 힘을 보탤 이 회장의 향후 행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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