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서 트럼프 자극할라…EU, 머스크 X 규정위반 조사 늦춰

디지털투명성 위반 조사결과, 무역합의 뒤 나올듯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
이유미

입력 : 2025.07.17 15:16:36


EU 깃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대한 디지털 투명성 규정 위반 조사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현재 빅테크 규제법인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엑스의 온라인 콘텐츠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번 조사는 당초 유럽연합의 여름 휴회 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EU와 미국 간 무역 협상 결과가 나온 다음에야 조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용을 아는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EU에 20%의 상호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EU는 무역 협상을 이어왔다.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불발 시 내달 1일부터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EU에 보냈다.

EU 관계자들은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국과 관련한 모든 결정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누구도 트럼프를 자극해 무역 분쟁을 악화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모든 것이 얽혀 있다"고 말했다.

EU의 디지털서비스법은 온라인 대기업들이 자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감시·규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U는 엑스가 데이터 접근성과 투명성 부족 등 규정 위반 요소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규정 위반으로 최종 결론 날 경우, EU는 전 세계 연 매출의 최대 6%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실제 벌금은 이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EU의 디지털서비스법이 미국의 기업들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 원칙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트럼프와 머스크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동맹 관계를 맺었다가 최근 갈라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 기업들에 대한 EU의 벌금 부과를 '사실상의 과세'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4월 EU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시장법(DMA)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애플에 5억 유로(약 8천133억원),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에 2억 유로(약 3천25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yumi@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7.19 03:20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