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중국 왔을 땐 모두 없었다"…젠슨 황 극찬 中기업 11곳은(종합)

"화웨이와 경쟁 존중, 샤오미는 기적 창출"…텐센트·딥시크·바이트댄스 등 거론중국공급망박람회 참석 후 기자회견…이튿날도 "중국 공급망은 기적" 칭찬발언부터 의상까지 일거수일투족 '화제'…"삼성·하이닉스도 기회 많아"
권숙희

입력 : 2025.07.17 16:28:40


베이징에서 기자회견하는 엔비디아 CEO 젠슨 황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급성장 중인 중국 테크 시장을 사업 발판으로 삼고 있는 그답게 중국 관련 기업들에 대한 상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중국 매체들은 물론 외신들까지 이를 대서특필했다.

특히 알리바바와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유망 기업들을 그가 일일이 나열하자 중국 내부에서는 고무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7일 로이터통신과 중국 매체 봉황망 등에 따르면 황 CEO는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 개막식에 연사로 등장해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과 공급망이 세계적 수준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 기업 11곳을 언급했다.

그가 거론한 기업은 텐센트, 넷이즈, 미호요, 게임사이언스, 바이트댄스, 딥시크, 알리바바, 미니맥스, 바이두, 샤오미, 메이퇀 등이다.

호명된 기업들 중에는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나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 'IT·게임 공룡' 텐센트, AI 스타트업 딥시크처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빅테크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넷이즈, 미호요, 게임사이언스는 모두 게임 개발회사다.

특히 게임사이언스는 중국 내에서 신드롬 열풍까지 일으킨 '검은 신화:오공'(黑神話:悟空)을 개발했다.

중국 1위 음식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은 월간 활성 배달기사 수만 300만명 이상이다.

미니맥스는 음성과 동영상 생성형 AI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튿날인 17일에도 황 CEO는 중국 박람회장에서 중국의 공급망과 과학기술 역량에 대해 칭찬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황 CEO는 취재진을 만나 "중국의 공급망은 기적"이라면서 "노동력뿐만 아니라 딥테크, AI,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복잡한 공급망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컴퓨터 과학의 심층적 전문성을 갖춘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라면서 "이토록 많은 인구에게 제공하는 아키텍처와 알고리즘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거대한 연구자 풀과 과학·수학에 대한 큰 관심을 언급하면서 "중국에는 이 순간에 완벽하게 준비된 훌륭한 연구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사인해주는 엔비디아 CEO 젠슨 황
[A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전날 개막식 축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샤오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는가 하면 경쟁사 화웨이에 대해서도 경의를 표했다.

황 CEO는 "우리는 화웨이를 통해 배우고, 그들의 작업에서 깨달음을 얻는다"면서 "상대를 존중하지 않거나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무런 이득이 없는 일로, 우리는 화웨이와의 경쟁을 매우 존중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샤오미의 레이쥔 CEO와도 만났던 그는 "레이쥔은 스마트폰, 두 종의 놀라운 자동차, 에어컨과 같은 것을 포함해 모든 것을 한 회사에서 만들어내는 기적을 창조했다"면서 "중국의 소프트웨어 능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미래에는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선풍기에도 소프트웨어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역사는 이미 30년"이라면서 "내가 처음 중국에 왔을 때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는 모두 없었으며, 엔비디아는 초창기부터 중국 기업들과 협력해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H20 공급 재개 관련 질문들에도 막힘없이 답변했다.

황 CEO는 H20를 다시 중국에 팔 수 있게 된 것은 맞지만, 주문부터 웨이퍼 생산, 조립까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H20의 수출을 통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어떻게 바꿨냐"는 질문에는 "내가 대통령 입장을 바꾸게 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AI 기술에서 선두를 유지할 엄청난 기회가 있다는 것을 대통령께 알려드린 것뿐"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수출 통제는 국가 안보의 중요한 부분이며 글로벌 교역에 있어 관리제도"라면서 "H20이 희토류 협상의 일부라는 이야기를 보기는 했지만, 나는 미중 협상에 대한 비밀 정보를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
[봉황망 캡처.재판매 및 DB금지]

주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업체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그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3곳은 앞으로 기회가 매우 많다"면서 "이 우수한 회사들과 엔비디아는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성공 비결로 "높은 연봉과 우수한 복지로 이직률이 제로에 가까운 것"을 꼽았으며, 자신이 평소 활용하는 AI와 관련해 "오픈AI, 제미니 프로, 클로드, 퍼플렉시티에 동시에 같은 질문을 던진 뒤 다시 의견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는데 삼성의 갤럭시나 애플의 아이폰이 아닌 구글의 픽셀폰이었다.

이날 박람회장 인근의 만다린 오리엔탈 첸먼 호텔에서 진행된 황 CEO의 기자회견은 예상보다 훨씬 길어진 90여분이나 이어졌다.

축사 때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던 황 CEO는 언론 브리핑에서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가죽 재킷을 입고 나타났다가 베이징의 뙤약볕 아래에서 곧 재킷을 벗고 반소매 차림으로 변신했다.

이후 질문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기자들의 50개가 넘는 질의에 일일이 답변하면서 "AI는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평등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 다.

런훙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에 따르면 황 CEO가 내년에도 박람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은 전했다.

중국 전통의상 입은 젠슨 황(오른쪽)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suki@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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