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0 中수출 재개에 반도체업계 기대감…ASML "수요에 긍정적"

엔비디아·AMD 칩 대중국 수출규제 완화…하이닉스·삼성전자 수혜 기대도
차병섭

입력 : 2025.07.17 16:54:42


엔비디아 로고와 미중 국기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H20의 중국 수출 재개를 승인하면서, 반도체 업계에서 중국 매출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장비 제조업체 ASML의 로저 다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후 어닝콜에서 미국의 대중국 AI 칩 판매 규제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규제는) 불확실성 중에 하나"라면서 "금지 조치 해제는 분명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긍정적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해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 을(乙)'로 통하며, 고객사인 TSMC·인텔 등의 대중국 수출이 늘어나면 ASML도 수혜를 보게 된다.

이러한 발언은 ASML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내년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은 가운데 나온 것이다.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 매출 비중이 25%를 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중국을 방문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5일 미국 정부가 H20 칩의 중국 수출을 승인했다면서 "기쁘게 생각하며, 이는 매우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기존 수출통제에 따라 비교적 저사양 AI 칩인 H20을 중국에 판매해 왔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이마저도 제한한 상태였다.

테크 분야 전문가인 마진화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은 엔비디아의 매출과 발전에 아주 중요하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서 배제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엔비디아로서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에 이어 경쟁사인 AMD도 유사한 발표를 내놨다.

AMD의 AI 칩인 MI308의 중국 수출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수출 승인 덕분에 올해 엔비디아와 AMD 총매출이 수십억 달러 규모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앞서 AMD는 MI308 수출 제한으로 연 매출 8억 달러(약 1조1천억원)가량이 줄어들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제재 완화는 엔비디아·AMD뿐만 아니라 전체 AI 칩 공급망에 호재라고 평가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자료를 보면 중국 집적회로(IC)산업 매출은 2015∼2020년 연평균 20%가량 성장해 2020년 1천280억 달러(약 178조원)를 기록했고 올해 2천570억 달러(약 357조 원)가 될 전망인데 그만큼 반도체 수요도 늘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H20의 대중국 수출 제한 해제는 중국 내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수요 회복을 촉진할 것"이라며 "HBM 수요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중국 AI 칩 시장에서 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49%로 상향했다.

국내 반도체업계에서는 H20 공급 재개로 중국의 외국산 AI 칩 조달이 늘어나는 데다, 향후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고사양 AI 칩의 출시가 실현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sch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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