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향력 대단하네…대한민국 잠자는 시간 처음으로 줄었다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5.07.29 05:55:07
통계청 ‘2024년 생활시간조사’ 발표
하루 평균 수면시간 8시간 4분…5년 전보다 8분 감소


[사진 = 뉴스1]


60대 직장인 이광희 씨는 최근 유튜브를 보다가 잠드는 일이 잦아졌다. 영상 시청으로 인해 수면 시간이 30분가량 줄어들었다. 이씨는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다 보니 하나를 보면 알고리즘이 연관 영상을 추천해줘서 계속 보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미디어 이용과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서 국민 전체의 평균 수면 시간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은 ‘202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은 변화상을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8시간4분으로 5년 전보다 8분 줄었다. 이는 199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첫 감소다. 그간 수면 시간은 1999년 7시간47분, 2009년 7시간50분, 2019년 8시간12분으로 증가 추세였다.

특히 모든 연령대에서 수면 시간이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불면 증상을 겪는 국민 비율도 11.9%로, 5년 전보다 4.6%포인트 상승했다.

김지은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수면 시간 감소에 대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넷플릭스, 유튜브 등을 보는 사람이 늘어났다”면서 “그런 부분이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책, 방송, 동영상, 인터넷 등 미디어 이용 시간은 평균 2시간43분으로 5년 전보다 17분 늘었다.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모든 연령층에서 미디어는 여가 시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행위 유형별로 보면 평일 기준 책 읽기(9.6%→9.1%), 실시간 방송 시청(68.8%→61.8%), 인터넷 검색(18.8%→18.0%) 등은 이용률이 소폭 감소한 반면,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동영상 시청 비율은 15.8%에서 40.4%로 급증했다. 동영상 시청 시간 역시 1시간22분에서 1시간30분으로 늘어났다.



일상 전반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ICT 기기 사용 시간은 전 영역에서 증가했다. 하루 중 업무 관련 활동에서 ICT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49분에서 1시간12분으로 늘었으며 미디어 이용 시간도 36분에서 1시간8분으로 확대됐다. 식사나 간식 시간에 ICT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 역시 6분에서 11분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웰니스 열풍 속에 스포츠 및 레저 활동 시간도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관련 시간은 평균 35분으로 5년 전보다 5분 증가했다. 개인 건강관리, 외모 관리, 취미 등으로 구성된 ‘기타 개인 유지 시간’도 1시간34분으로 7분 늘어났다.

식사 습관 변화도 눈에 띄었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챙겨 먹는 사람 비율은 각각 63.7%, 85.6%, 78.3%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아침 식사율은 5년 전보다 4.0%포인트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혼밥족’은 늘었다. 아침(38.8%→41.7%), 점심(25.5%→26.9%), 저녁(23.2%→25.7%) 모두에서 혼자 식사하는 비율이 상승했다.

직장인 서연호 씨(30·가명)는 “식사 시간만큼은 회사 사람들과 떨어져 조용히 보내고 싶어 다이어트를 핑계로 혼밥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생활시간조사는 하루 24시간 동안의 시간 사용 실태를 조사해 국민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5년마다 실시된다. 이번 조사는 전국 1만2750개 표본가구의 만 10세 이상 가구원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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