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줄이고 건강식 늘려”…간판 바꿔 단 롯데제과, 재도약 동력은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입력 : 2023.04.03 17:17:00
제과 사업 힘 빼고 ‘미래 먹거리’ 주력
롯데푸드 합병 뒤 종합식품기업 전향
대체육 두고 신세계푸드와 격돌 전망


롯데제과가 56년간 유지해왔던 사명을 ‘롯데웰푸드(Lotte Wellfood)’로 변경했다. [사진 제공 = 롯데웰푸드]


롯데제과가 56년간 유지해왔던 사명을 ‘롯데웰푸드(Lotte Wellfood)’로 바꾸고 조직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 영역에서 제과는 줄이고, 간편식과 육가공 식품을 늘려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다.

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달 23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롯데웰푸드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새 사명은 이달 1일부터 적용됐고, 관련 정관도 모두 변경된 만큼 곧 코스피 시장에서도 사명이 바뀔 전망이다.

식품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제과’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푸드’를 채택했다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명을 바꾸기 전에도 간편식과 육가공, 유가공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해왔지만, 소비자에게 익숙한 이름을 바꾸는 건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 높은 유통기업이 반세기 넘게 써온 브랜드명을 교체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브랜드명은 곧 기업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라며 “종합식품회사로 변모 중인 롯데제과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웰푸드는 사명 변경과 관련해 “향후 케어푸드, 기능성 식품, 비건푸드 등 신규 카테고리 진출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7월 롯데푸드를 합병한 뒤 조직을 개편한 만큼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대외적으로도 알리겠다는 것이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롯데웰푸드의 성장동력은 무엇보다 ‘건강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장에서 제로(Zero, 무가당) 트렌드와 케어푸드, 비건푸드, 고단백 식품 등이 인기인 만큼 이들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건강식품 시장은 지난 2019년 9조7000억원 규모에서 2021년 10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연말까지 13조원 규모로 성장한 뒤 2025년 15조9000억원, 2029년 25조7000억원 등 순으로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제과가 지난달 23일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롯데웰푸드’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웰푸드]


특히 제로 열풍의 경우 음료와 주류기업을 중심으로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넣은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작년 하반기 6종의 제로 제품을 출시해 매출 140억원을 달성한 만큼 2025년까지 500억원 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게 롯데웰푸드의 계획이다.

롯데웰푸드는 또 내외부 인프라를 활용해 비건푸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햄과 소시지는 물론, 버거 등의 재료로 쓰일 수 있는 식물성 패티도 개발해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 선두주자인 신세계푸드와의 경쟁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체육(대안육) 시장에서는 신세계푸드의 행보가 가장 활발하다. 2021년 ‘베러미트’ 브랜드를 론칭한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1월 ‘베러미트 토스트’를 출시해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8만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은 2020년 1740만달러(약 226억원) 규모에서 2025년 2260만달러(약 293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시장 영향력이 큰 신세계푸드와 이를 견제하려는 롯데웰푸드 모두에게 놓칠 수 없는 미래 먹거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체육을 놓고 유통 공룡 간 경쟁 구도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세계푸드가 이미 시장에 안착한 상태여서 초반 싸움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롯데웰푸드가 연구개발을 통해 자체적으로 대체육 브랜드를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목표로 ▲제과사업 매출 2~3% 성장 ▲푸드사업 매출 4~5% 성장 ▲해외사업 매출 8~10% 성장을 제시했다. 부문별로 적자폭을 축소하는 등 조직 내 시너지 효과를 통해 전체적으로 매출 4~6%, 영업이익률 4.5~5.0% 성장을 이룩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제과(사명 변경 적용 전)의 올해 말 기준 실적에 대해 매출액 4조2801억원, 영업이익 1891억원을 예상치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보다 33.6%, 68.2%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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